서울 종로구 HMM 본사 모습. 뉴시스
HMM(옛 현대상선)이 단체 사직과 파업 구상에 들어간 노조 설득에 발벗고 나섰다.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단행될 경우 천문학적인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HMM에 따르면 노조가 약 3주 동안 파업을 진행할 경우 해운동맹인 ‘디얼라이언스’에 미치는 예상 피해액은 약 5억8,000만 달러(약 6,785억 원)로 추정된다. 이는 HMM을 비롯, 다른 선사 선복 보상에 따른 직접적 영업 손실을 모두 포함한 금액이다.
앞서 HMM 해원연합노동조합(해상노조)은 22일 정오부터 23일 정오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전체 조합원 88.3%(400명)가 쟁의 행위에 찬성한 상태다. 해상노조는 25일 단체 사직서를 제출하고, 스위스 국적 해운선사 ‘MSC’에 입사 지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선원법상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에 탑승한 선원은 파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HMM 육상노조도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들은 오는 30~31일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위한 임시총회를 연다. 앞서 해원노조와 육상노조는 사측과의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조정 중지로 마무리되면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HMM 측은 “노조가 단체 사직서를 제출할 경우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임을 고려,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협상을 지속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육·해상 노조 모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HMM 로테르담호. HMM 제공
HMM은 노조를 달래기 위해 △임금 8% 인상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 등을 담은 안을 제시했다. 이를 연간 급여로 환산하면 육상직원은 평균 9,400만 원, 해상직원의 경우 평균 1억1,561만 원을 보장받게 된다. HMM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들의 노고와 채권단 관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최선의 안이라 할 수 있는 임금 인상률 8%를 제안했다”며 “각종 수당 인상분까지 포함할 경우 실질적으로 약 10% 이상의 임금인상률”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 측은 ‘수년간 임금동결’을 보전하는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육상직원은 2012년 이후 8년간, 선원직원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2016년을 제외하고 6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사측 역시 추가적인 인상안 제시 계획이 없는 만큼, 파업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정근 해상노조 위원장은 “파업 입장 발표 이후 사측과 추가 교섭은 없었다”며 “육상노조와 파업에 공동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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