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인권센터, 육군 1사단 예하 부대 의혹 제기
식자재 경쟁입찰 공고에 특정 제품을 지목
해당 제품 취급 대기업이 낙찰업체로 선정
군 급식시스템 개선 시범사업에 참여한 육군 부대에 대해 군납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특정 대기업과 사전 교감해 해당 기업만 취급하는 저가 수입산 식자재 위주로 입찰 공고를 내서 낙찰을 도왔다는 제보가 나온 것이다.
24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육군 1사단 예하 A대대는 부대의 자율적 판단 아래 경쟁입찰을 통해 식자재를 납품받고 있다. 국방부가 시행하는 '식자재 조달체계 변경 시범사업' 대상이어서다. 군은 최근 부실급식 논란을 의식해 국방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수행해온 식자재 조달 업무를 사단급에 이관하는 방안을 마련, 이달부터 A대대를 포함한 육군 3개 대대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A대대는 식단을 먼저 편성하고 필요한 재료를 경쟁입찰로 납품받는다는 방침 아래, 다음 달 8일부터 한 달간 소속 장병이 먹을 477개 품목, 총 1억4,000여만 원 상당의 식자재 입찰 공고를 이달 13~19일 국방전자조달시스템(D2B)에 게재했다.
해당 공고엔 품목별 규격과 형태는 물론 생산업체와 원산지까지 세세하게 명시돼 있었다고 한다. 예컨대 고춧가루는 '중국산, 세분, 중품, 1㎏/봉' 규격으로 OO촌에서 생산한 제품을, 치킨강정가라아게는 '브라질산, 냉동, 1㎏(22~32g×30~50개입)/봉' 규격의 OO식품 제품을 각각 요구했다. 돼지고기는 스페인·미국산, 소고기는 뉴질랜드·호주산, 배추·감자 등 소채류는 중국산 냉동품을 요구했다. 이를 통해 대기업 H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센터는 입찰 공고에 제시된 품목 중 다수가 H사만 취급하는 제품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A대대가 애초부터 H사의 낙찰을 위해 이 회사 공급 물품 위주로 공고를 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센터는 또 H사가 시범사업 준비 과정에서 군에 수차례 자문을 제공했다는 제보도 공개했다.
센터는 "장병이 먹을 식자재를 값싼 수입산으로 계획한 것도 부적절하지만, 경쟁 입찰을 하면서 세부 규격과 원산지, 생산업체를 일일이 명시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제보가 사실이라면 불공정 거래이자 군납 비리"라고 주장했다. 센터는 국방부와 관계 부처에 A대대에 대한 즉각적 감사와 경쟁조달시스템 재검토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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