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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LA올림픽에선 어떤 음악을 만날까?

입력
2021.08.25 0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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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허명현 클래식 평론가가 한국일보 객원기자로 활동합니다. 경기아트센터에서 근무 중인 그는 공연계 최전선에서 심층 클래식 뉴스를 전할 예정입니다. 오페라에서 가수가 대사를 노래하듯 풀어내는 '레치타티보'처럼, 율동감 넘치는 기사가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지난해 1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콘서트홀 무지크페라인에서 작곡가 존 윌리엄스가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해 1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콘서트홀 무지크페라인에서 작곡가 존 윌리엄스가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다. 도이치 그라모폰 유튜브 화면 캡처


2024년은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된다. 도쿄올림픽 폐막식에서 예고된 파리의 모습은 낭만적이었다. 프랑스 국기 모양의 에어쇼, 에펠탑에 걸린 초대형 오륜기,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흘러나오는 국가 '라 마르세예즈'. 프랑스 국민이 아니어도 감동이 따라왔다.

그다음은 2028년 LA올림픽이다. 약 2,500여 일 뒤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할리우드. 그곳에서 우리는 어떤 미국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사실 클래식 음악 중에서 미국 작곡가의 작품은 좀처럼 연주되지 않았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인이 서양음악을 오랜 시간 지배해 왔기 때문이다. 미국은 클래식 전공 작곡가들이 영화에 몰두한 사례가 많았는데, 존 윌리엄스는 전무후무한 입지를 다졌다. 미국 출신인 그는 '스타워즈' '해리포터' '쥬라기 공원' 등 세기에 이름을 남긴 영화들과 함께했다. 영화보다 음악이 먼저 떠오를 정도로 그가 만든 작품들은 강렬하다. 특히 스티븐 스필버그와는 영혼의 파트너 관계다.

지난해 존 윌리엄스는 재미있는 소식을 전했다. 바로 빈필하모닉오케스트라(빈필)의 데뷔였다. 작곡한 영화음악들을 직접 지휘하며, 빈필과 호흡을 함께했다. 신선한 바람이었다. 지구에서 가장 보수적인 오케스트라로 알려져 있는 빈필이라 더 놀라웠다. 관객들은 격렬히 환호하며 존 윌리엄스를 맞았다. 다른 곳도 아닌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클래식 음악의 심장부 '무지크페라인'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 연주는 현재 음반으로도 나와 있다.

이어 존 윌리엄스는 올해 10월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베를린필)를 지휘한다. 단순한 이벤트성 공연이 아니라 정기공연으로 편성되어 있다. 빈필에 이어, 베를린필도 존 윌리엄스를 반겨줬다. 빈필과 마찬가지로 베를린필 역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악단이기에, 두 악단을 모두 지휘해 본 지휘자는 아주 드물다. 그것이 자신의 작품으로는 더욱 그렇다. 연주될 곡은 본인이 작곡한 영화음악들이다. 'E.T.' '슈퍼맨' '해리 포터' '스타워즈' 등이 베를린필하모니홀에서 연주된다. 국내에서는 베를린필 디지털콘서트홀에서도 관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LA올림픽에서 존 윌리엄스의 음악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존 윌리엄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도 있다. 바로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LA필과 상임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다. 이들은 존 윌러엄스의 음악에 열려있다. 아니, 열렬히 사랑한다. 이들은 존 윌리엄스와 함께 LA올림픽에 음악으로 참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양성의 상징'으로 통하는 두다멜은 베네수엘라 출신의 지휘자다. 그는 20대에 LA필 상임지휘자로 발탁됐다. LA필을 10년 넘게 이끌어 왔으며, 다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LA에 가장 어울리는 지휘자가 됐다. 문화와 다양성은 곧 2028년 LA올림픽의 상징이기도 하다.

두다멜은 존 윌리엄스를 '이 시대의 모차르트'라고 불렀다. 존 윌리엄스를 진심으로 존경한 그는 LA필과 함께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오프닝과 엔딩곡을 담당하기도 했다. 또 LA필의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으로만 구성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스크린 위로 마법처럼 '해리포터'의 주제곡이 흘러나왔고 '스타워즈' 테마가 용솟음쳤다. LA필보다 더 재미있게 연주할 오케스트라가 있었을까? 두다멜만큼 존 윌리엄스에 진심인 지휘자가 있었을까? 관객들의 마음을 얻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공연은 음악을 넘어 굉장한 체험이 됐다. LA올림픽에서 우리가 만나게 될 콘텐츠에 벌써 설레는 이유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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