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아우디의 SUV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의 자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Q7’이 담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우디는 정통 SUV 형태로 다듬어진 Q7에 이어 최신 유행이라 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다듬어진 아우디 Q8을 선보였다.
아우디 Q8은 Q7와는 사뭇 다른,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디자인, 그리고 더욱 대담한 프로포션 등을 앞세워 데뷔 이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아우디는 Q8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파생 모델을 선보이며 ‘선택지의 확장’의 가치를 선사했다. 오늘의 주인공, RS Q8는 이러한 ‘확장’의 한 예라 할 수 있다.
아우디 스포츠의 경험으로 빚어낸 600마력의 심장과 다양한 요소들을 부여 받은 존재, RS Q8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아우디의 고성능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RS Q8은 말 그대로 거대한 체격을 제시한다. 5,010mm의 긴 전장과 2,000mm의 넓은 전폭은 차량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볼륨감 자체가 상당히 도드라지는 편이라 제원에 비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이어서 크로스오버의 성격을 반영한 1,750mm의 전고와 낮은 지상고가 더해졌다. 참고로 휠베이스는 2,998mm이며 공차중량은 V8 엔진과 콰트로 시스템 등으로 인해 2,460kg에 이른다.
더욱 대담하게 연출된 RS Q8의 모습
일전의 아우디 Q8 55 TFSI 사양의 시승을 통해 Q8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거대한 플래그십 크로스오버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뿐 아니라 각종 디테일에 자리한 e-트론 계열들과 유사한 모습들이 미래적인 느낌이 있다 설명한 적이 있었다.
오늘의 주인공, RS Q8 역시 마찬가지다. 실제 크로스오버의 스타일이 잘 담겨 있고, e-트론과 유사한 모습이 그대로 이어진다. 대신 고성능 모델답게 아우디 스포츠의 감성이 담긴 여러 디테일, 변화를 통해 존재감을 더욱 대담히 제시한다.
실제 RS Q8의 전면 디자인은 내연기관 시대의 아우디보다는 e-트론과 유사한 프론트 엔드를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드러내는 ‘카본파이버’ 소재의 적용이 눈길을 끈다. 싱글프레임의 아웃라인, 그리고 바디킷 하단 부분에는 넉넉하게 자리한 카본파이버는 ‘600마력’에 합당함을 부여한다.
바디킷과 각종 디테일의 구성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Q8과의 차별화를 드러내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이 명확히 드러난다. 참고로 클래딩 가드 없이 구성된 외형 역시 그대로 이어져 ‘도시적인 고성능 크로스오버’의 존재감에 방점을 찍는다.
측면에서는 대담한 가치를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다. 윈도우 라인 및 루프 랙 라인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고성능 플래그십 크로스오버의 체격을 드러내는 23인치 휠, 타이어, 그리고 거대한 브레이크 시스템이 시선을 끈다.
끝으로 후면은 아우디 특유의 우수한 균형감에 고성능 모델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더했다. 한층 커진 리어 스포일러와 카본파이버 패널이 이를 증명한다. 게다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큼직한 머플러 팁을 차체 양 끝에 배치한 구성 역시 인상적이다.
퍼포먼스의 매력을 제시하다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대담하게 다듬어진 외형에 비해 실내 공간은 일반적인 Q8들과 큰 차이가 없다. 대신 곳곳에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드러내는 요소들을 절묘하게 배치,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한다.
실제 아우디는 RS Q8의 공간 구성에 있어 플래그십 세단인 A8이나 최신의 아우디 차량들에서 볼 수 있는 구성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버추얼 콕핏, 스티어링 휠,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구성된 센터페시아 및 센터터널 등은 이미 익숙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대신 버추얼 콕핏의 테마, 스티어링 휠의 소재와 스티치, 그리고 도어 패널 등의 디테일 등에 있어서 일반 모델과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이 센터페시아에 적용되어 내비게이션 및 오디오, 그리고 공조 컨트롤 패널을 더했다. 사용법 자체는 다소 난해하다. 특히 디스플레이 패널에 따라 조작법이 달라 사용성이 아쉽지만 패널의 퀄리티, 기능의 구성이 만족감을 높인다.
덧붙여 사운드 시스템은 뱅앤올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더해졌고, 대시보드 양끝, 안쪽에는 트위터가 자리해 더욱 입체적이고 명료한 사운드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RS Q8는 워낙 넉넉한 체격으로 실내 공간의 여유를 더한다. 실제 1열 공간은 상당한 공간 여유를 제시하고, 레그룸이나 헤드룸도 준수하다. 이와 함께 붉은색 스티치로 디테일을 더한 점도 어필 포인트가 되었다. 스포티한 디테일, 연출이 돋보이는 시트는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인다.
이어지는 2열 공간은 충분히 넉넉한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레그룸은 물론이고 공간 가치를 느끼게 한다. 이와 함께 쿠페형 크로스오버의 형태를 다소 높게 구현한 만큼 2열 시트의 크기 역시 넉넉한 편이다. 참고로 1열 시트와 같이 2열 시트 역시 붉은색 스티치를 통해 역동성을 살렸다.
이어지는 적재 공간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다. RS Q8의 트렁크 게이트 아래에는 깔끔하고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어 일상에서의 만족감을 높인다. 트렁크 높이도 낮을 뿐 아니라 2열 시트를 40:20:40 비율로 폴딩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더욱 다채롭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600마력의 포효, 아우디 RS Q8
아우디 RS Q8의 핵심은 바로 ‘RS’의 가치를 제시하는 강력한 성능에 있다.
실제 RS Q8의 거대한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600마력과 81.58.kg.m의 코르르 제시하는 V8 4.0L TFSI 엔진이 자리한다. 중량급 RS 모델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엔진이며 8닽 팁트로닉 콰트로 시스템이 보다 견고한 움직임을 기대하게 만든다.
실제 이러한 조합으로 RS Q8는 정지 상태에서 단 3.8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는 탁월한 민첩성과 305km/h의 최고 속도를 자랑한다. 대신 강력한 성능만큼 ‘효율성’을 포기해야 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6.6km/L이며 도심 및 고속 연비는 각각 5.8km/L와 8.2km/L다.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의 구현, 아우디 RS Q8
아우디 RS Q8과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거대한 체격이라고는 하지만 크로스오버 스타일로 다듬어진 만큼 캐빈 플로어의 높이나 시트의 높이도 적절하다. 여기에 기술적인 감성을 제시하는 디자인 요소, 그리고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더하는 디테일 등이 감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이전의 다른 Q8 시승에도 밝혔던 것처럼 RS Q8 역시 ‘하이엔드 크로스오버’인 Q8만의 어필 포인트가 부족하다. 다른 포트폴리오와 다른 존재감을 실내 공간에서도 드러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2,460kg의 공차중량이 무겁고, 또 차량이 큰 편인 것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기본적으로 RS Q8는 자신의 출력을 무척이나 능숙하게, 그리고 또 부드럽게 전개한다. 실제 오토, 에코, 혹은 승차감 중심의 주행 모드에서는 고성능 모델이라 생각되지 않을 만큼 매끄럽고 부드러운 모습이다.
대신 드라이빙 모드를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마다 600마력과 81.58kg.m은 단번에 쏟아지며 ‘출력의 존재감’이 실내 공간을 가득 채운다. 특히 V8 엔진의 사운드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강력한 출력을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이렇게 능숙히 조율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일상에 무리 없이 녹아 드는 점은 외면할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강력한 심장에 합을 이루는 8단 팁-트로닉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토크 컨버터 방식의 변속기들이 이제는 부드러움은 물론 ‘민첩함’을 입증하며 듀얼 클러치 변속기들을 밀어 내고 있음을 입증하는 장면이다.
시승 내내 RS Q8의 8단 팁-트로닉 변속기는 별도의 변속 조작이나 변속기에 대한 ‘의식’ 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능숙하고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게다가 상황에 따라 적극적인 수동 변속도 가능해 주행 즐거움을 살리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강력한 성능의 심장을 품었을 뿐 아니라 RS의 이름을 더하고 있는 만큼 차량의 움직임은 과도할 정도로 단단하게 조직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시승 내내 느껴진 RS Q8의 주행은 ‘고급스럽고 여유롭다’라는 점이었다.
실제 조향을 하는 순간이나 조향에 대한 반응 역시 너그러운 편이라 일상에서 다루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러한 너그러움은 막연한 부드러움 보다는 ‘단단한 기반 위’에 부드러운 연출들이 더해진 모습이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를 변경한다면 ‘예상한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이내믹 모드 시 거대한 체격은 조금 전 부드러움을 지워내고 곧바로 견고함을 바탕으로 일체된 움직임을 제시한다. 덕분에 거대한 차체가 너무나 민첩하게 반응하며 운전자의 의지를 고스란히 구현하는 모습이다.
물론 거대한 체격, 2,460kg의 무게로 인해 물리적인 한계를 마주할 때도 있지만 적어도 그 한계 내에서는 여느 고성능 SUV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차량이라 생각되었다.
한편 시승을 하며 RS Q8의 효율성을 확인해 보았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거대한 체격, 무게, 그리고 강력한 성능으로 인해 효율성이 그리 좋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자유로를 달리고 난 후 트립 컴퓨터에는 13.1km/L라는 구간 평균 연비를 확인할 수 있어 ‘정속 주행’이라는 상황에서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맛볼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좋은점: 대담한 존재감과 능숙하게 다듬어진 드라이빙의 가치
아쉬운점: 절대적인 무게의 부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연출’의 매력
매력적인 고성능 크로스오버, 아우디 RS Q8
지금껏 다양한 Q8 모델들을 시승하며 참으로 복합적인 ‘감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의 주인공인 RS Q8 그 중에서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밸런스 있게, 완성도 있게 구성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Q8에 대한 ‘아쉬웠던 기억’을 단 번에 정리할 수 있었고, RS Q8 자체를 타인에게 권함에 있어 우려가 사라진 것 같았다. 강력하면서도 일상을 함께 할 수 있는 고성능 크로스오버를 찾는다면 RS Q8은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아우디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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