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명에게 200억 챙긴 코알코인 사기
"노벨상감" 홍보한 교수 1심서 징역 2년
발행업체 대표는 지난해 징역 4년 확정
게티이미지뱅크
가짜 가상화폐 투자를 유도해 피해자 5,000여 명에게 수백억 원대 수익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학교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최근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대학교수 A(65)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공립 특성화 대학의 학장까지 지낸 A씨는 2016년~2017년 3차례 사업설명회를 열어 가짜 가상화폐인 '코알코인'을 홍보하고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업설명회에서 “코알코인은 다른 가상화폐와 달리 시중은행과 연계돼 언제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거나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인증을 받은 전자화폐"라며 거짓 홍보를 했다. 하지만 실제론 시중에서 현금처럼 유통하거나 화폐로 사용할 수 없었고, 전산상 입력값에 불과한 '가짜 코인'이었다.
A씨는 “코알코인은 단 하루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를 것이다. 현재 시가 2원의 코알코인을 세일해 1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나중엔 200원이 될 것”이라며 향후 큰돈이 될 것처럼 홍보했다. 이렇게 A씨는 코알코인 발행업체 대표 B씨 등과 공모해 피해자 5,000여 명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212억7,640만 원을 챙겼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평소 암호통화를 연구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접한 B씨의 코알코인 아이디어가 내 생각과 유사해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뿐”이라며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인 것을 모르고 4차 산업혁명과 가상화폐에 대한 강연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하지만 "A씨가 일반적이고 학술적인 내용만 강의했다고 볼 수 없다"며 "코알코인을 널리 알릴 목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설명회에서 직접 강연하며 “코알코인 아이디어가 학계에서 인정을 받으면 노벨상감” “코알코인의 제도권 수용 가능성에 대한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는 등의 홍보성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A씨는 코알코인의 수학적·논리적 검증 현황도 설명하지 않았고, 강연 내용엔 가상화폐에 대한 일반적 내용보다도 코알코인의 우수성이나 이에 대한 기대와 포부가 주를 이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사업설명회) 청중들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오랜 기간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유력 대선 후보 캠프에서 디지털 금융정책 개발도 담당했던 피고인의 경력과 능력에 대해 신뢰했다"며 A씨를 질타했다. 전문가로서의 공신력을 이용해 범행에 가담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코알코인 발행업체 대표인 B씨는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