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 부담' 제과업계, 줄줄이 인상하는데
오리온, 국내 전 제품 '가격 동결' 결정
중국·러시아 법인 인상으로 실적 개선 노려
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제과업체들이 과잣값을 줄줄이 올리는 가운데 오리온은 국내 전 제품 가격을 동결한다. 원재료 가격 압박에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6.1% 감소했지만 오리온은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로 결정했다.
실적 개선은 '중국 법인' 회복이 관건
오리온은 "액란류, 유지류, 전분당 등 주요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제조원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지만 국내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데이터 기반 재고관리, 글로벌 통합 구매관리, 비효율 제거 등 각종 비용 효율화 작업을 통해 원가 상승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오리온은 2013년 이후 8년째 한 번도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은 해외법인의 제품 가격 인상으로 돌파할 방침이다. 중국법인은 다음 달 1일부터 파이 4종의 가격을 6~10% 인상한다. 원가 부담이 가장 큰 러시아법인은 10월 1일부터 파이, 비스킷 등 전 품목 가격을 7% 올린다. 다만 베트남법인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 상황을 감안해 가격을 동결하고 신제품 출시와 영업활동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중국법인 가격 인상에 따라 오리온의 실적이 차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2분기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이 중국법인의 부진이라 중국 시장만 회복되어도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한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법인의 파이 가격을 5% 인상하면 영업이익률이 1~2%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착한기업' 이미지→매출 상승…선순환 구조 만든다
오리온은 가격 동결과 함께 2014년 시작한 '착한포장 프로젝트'도 이어간다. 오리온은 '오징어땅콩', '스윙칩', '포카칩' 등 대표 제품의 포장 크기를 줄여 연간 83톤가량 포장재를 절감했다. 7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인쇄 설비로 지난해부터 양각 인쇄방식의 포장재를 생산해 잉크 사용량도 줄이고 있다. 이렇게 쌓은 '착한기업' 이미지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촉촉한초코칩'은 2018년 증량한 직후 한 달간 매출이 전월 대비 20% 증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비효율 요소를 제거해 아낀 비용을 착한포장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며 "고객이 진심을 알아주면 자연히 제품이 잘 팔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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