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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인센티브가 무슨 소용" 밤 9시 영업제한에 식당·카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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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인센티브가 무슨 소용" 밤 9시 영업제한에 식당·카페 울분

입력
2021.08.23 15:55
수정
2021.08.23 17: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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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 "저녁장사 사실상 포기해야 할 판"
"코로나 장기화하는데 자영업자 희생만 강요"
이낙연 간담회서 "방역 부담 분담" 정책전환 요청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현행 거리두기 체계가 23일부터 9월 5일까지 2주 더 연장된다.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 영업시간은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단축된다. 거리두기 연장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 전문점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시 최대 매장 수용인원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현행 거리두기 체계가 23일부터 9월 5일까지 2주 더 연장된다. 4단계 지역의 식당·카페 영업시간은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단축된다. 거리두기 연장을 하루 앞둔 2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 전문점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시 최대 매장 수용인원이 게시돼 있다. 뉴스1

"술집은 보통 밤 8시부터 본격적으로 손님들이 들어오는데, 영업시간이 밤 9시로 제한되면 길어야 한두 시간 장사하라는 소리잖아요."

수도권 지역에 현행 거리두기 4단계 연장과 함께 23일부터 식당·카페 영업시간 단축 조치가 시행되자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난이 한계에 다다랐는데도 방역당국이 여전히 자영업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대책을 요구했다.

규제 강화 첫날, 이낙연 만나 고충 토로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23일 서울 서초구 한 빌딩에서 열린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하는 코로나19 대응 간담회'에서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새로운 방역수칙 시행 첫날인 23일,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진명빌딩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자영업계의 고충을 전달했다. 오후 9시 영업종료 조치는 너무 가혹하다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따르는 부담을 여러 주체가 나누는 '방역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 주장의 골자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대표는 "지난해부터 영업 제한이 계속돼 한두 시간만 장사하다가 퇴근하는 일상이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며 “오늘부터는 가게 문을 오후 9시까지만 열 수 있으니 저녁 장사는 거의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추세에 맞춰 '위드 코로나' 방역 정책을 도입할 때라며 자영업자들을 거들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치명률이 지난달 기준 0.2%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 (백신 접종 완료율 50% 달성 시한인) 10월 초까지는 확진자 수보다 치명률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역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자영업자들이 정부 지침을 믿고 오랫동안 희생한 만큼, 이젠 시민들과 정부 모두가 책임을 나눠 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정책 제안에 대해선 "델타 변이 확산, 돌파 감염 등으로 집단면역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는 게 현실인 만큼, 방역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신 인센티브? 영업 단축 가리려는 꼼수"

이날 점심시간에 둘러본 강남구·서초구 일대 식당들은 대부분 새로 바뀐 영업시간과 최대 모임 인원을 공지하는 설명문을 문 앞에 붙였다. 한 업주는 "안 그래도 힘들던 저녁 장사 시간을 정부가 한 시간 더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고 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가 포함된 일행은 오후 6시 이후에도 최대 4명까지 받을 수 있도록 보완책이 마련됐지만, 자영업자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서초구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정엽(43)씨는 "혹시나 싶어 가게문에 4인 모임이 가능한 조건을 써 붙여 놓긴 했지만, 가게에 주로 오는 젊은 직장인 중 백신을 2차까지 맞은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면서 "정부가 괜한 생색내기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안산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전화연(56)씨는 "카페는 원래 연인이나 공부하려는 학생처럼 1, 2인 손님이 많다"면서 "영업시간이 밤 9시로 줄어든 마당에 4인 모임을 허용하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고 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 역시 "현 상황에서 '백신 인센티브'는 식당·카페 영업시간 단축을 가리려는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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