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칠곡 찾아 모델 꿈나무 멘토링 활동
"선진국 수준 보훈제도 마련 절실" 강조
군 복무중이던 4년 전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부상한 이찬호(27)씨가 칠곡의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나섰다. 전신 화상을 극복하고 모델,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중인 그는 칠곡지역 모델 지망생들의 멘토가 된 것이다.
23일 칠곡군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을 찾아 칠곡에서 모델이 꿈인 순심여중 권도연(15)양과 왜관초 구성욱(9)군을 만나 워킹과 포즈 등을 직접 지도하며 멘토링 활동을 펼쳤다.
이씨는 또 당시 사고 상황과 10여차례 이상의 수술과 치료에 맞서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도연 학생은 "불편한 몸에도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이찬호 모델을 보면서 불편한 환경을 원망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화상 치유 과정을 글과 사진으로 엮은 '괜찮아 돌아갈 수 없어도'라는 자서전의 집필과정을 설명하고, 자신의 화상 입은 상반신을 그린 작품 'Memories'를 감상했다. Memories는 최민규 작가가 재능기부로 칠곡평화기념관에 기증해 관람객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이씨는 한국 전쟁 당시 북한군에게 포로가 돼 무고하게 학살당한 41명의 미군 장병을 추모하는 한미우정의 공원을 방문해 헌화하기도 했다.
이 씨는 "사고당시 배우의 꿈이 좌절될 것 같아 죽기만을 기도한 적도 있었다"며 "하지만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어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을 초청하는 공식 행사가 단 한 건도 열리지 않아 아쉬움이 컸지만 저를 기억해준 칠곡군에 감사드린다"며 "호국 없는 보훈이 없는 만큼 선진국 수준의 보훈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국가를 위한 흉터는 평생 남아 있지만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옅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호국과 보훈의 가치가 올곧게 설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현역 복무 중 2017년 8월 18일 강원도 철원의 한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폭발사고로 전신 55%에 화상을 입었고, 이중 3도 화상이 45%가 넘는 위중한 상태에서 기적적으로 생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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