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임 앞둔 쿠오모 지사, 마지막 공개 석상
허리케인 헨리가 미국 동부를 덮친 22일, 뉴저지주 호보켄 지역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호보켄=AFP 연합뉴스
허리케인 ‘헨리’가 미국 뉴욕의 하루 역대 강수량 기록을 새로 썼다.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하긴 했지만 폭우와 강풍, 해안지역 범람 등 추가피해가 예측되면서 성추행 파문으로 불명예 퇴임을 목전에 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물론 연방정부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CNN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22일(현지시간), 전날 헨리의 영향으로 뉴욕주 뉴욕시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 4.45인치(약 11.3㎝)의 강수량이 기록됐다고 전했다. 이는 1888년 4.19인치(약 10.6㎝)를 넘어선 뉴욕시 하루 강수량 신기록이다. 특히 오후 10∼11시 1시간 동안의 강수량은 1.94인치(약 4.9㎝)로 역시 뉴욕시의 시간당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동쪽에서 북상하던 헨리는 22일 오전 11시쯤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했고 이후 오후 12시15분쯤 로드아일랜드주 해안에 상륙했다. 세력은 약화했지만 최대 지속 풍속은 시속 95㎞에 이를 정도로 바람이 강해 뉴저지 뉴어크공항과 보스턴 로건국제공항 등에서 모두 1,000대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됐다. 뉴저지·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메인주 등에서 모두 13만5,000가구 이상이 폭풍우 탓에 정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2만5,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로드아일랜드주 워싱턴카운티에서는 전체 주택의 4분의 3이 정전됐다고 NYT는 보도했다.
헨리의 피해는 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폭우와 강한 바람, 해안 지역 범람 등의 피해가 23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펜실베이니아주 동쪽부터 시작해 뉴저지·뉴욕·뉴햄프셔주와 뉴잉글랜드 남부 일대에 7.5∼15㎝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하면서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23일 사임하는 쿠오모 지사는 이날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뉴욕시 북쪽 캐츠킬 등 계곡 지역의 홍수 피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연방정부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헨리가 지난 2012년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 이후 처음으로 뉴욕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해당 지역 대부분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필요할 경우 뉴욕 등의 재난구호 작업을 도울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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