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 청주 여중생 부모… 딸 유서 공개
기자회견 중 유서 읽다 울음 "가해자 엄벌해야"
“나 너무 아파. 그날만 생각하면 손이 막 떨리고 심장이 두근대.”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성범죄 피해 조사를 받다가 친구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한 여중생 A(14)양의 유서가 22일 공개됐다.
A양의 부모는 이날 청주 성안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딸의 유서를 공개하고 가해자를 엄벌해줄 것을 촉구했다.
A양은 유서에서 “나 너무 아파 어쩔 수가 없었어요. 1월에 있었던 안 좋은 일, 그날만 생각하면 손이 막 엄청 떨리고 심장이 두근대”라고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드러냈다. 이어 “너무 아파서 먼저 떠나겠다. 그만 아프고 싶어서”라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A양은 “나쁜 사람은 벌 받아야 하잖아. 그치?”라고 가해자 처벌을 암시하는 글도 남겼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담았다. A양은 “솔직하게 다 털어주면 좋았을 텐데, 다 털어버리면 우리 엄마, 아빠 또 아플까봐 미안해서 얘기 못 했어요”라고 적었다.
A양의 부모는 이날 유서를 읽던 중 울음을 터트렸다. 유서는 최근 유족이 A양 방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A양 부모는 “가해자가 뻔뻔스럽게 범죄를 부인하고 있다"며 “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공정한 재판을 통해 엄벌해달라"고 말했다.
A양은 지난 5월 12일 친구 B양과 청주시 오창읍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두 여학생은 경찰에서 성범죄 및 아동학대 피해자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은 B양의 의붓아버지 C씨다. 경찰은 A양이 지난 1월 17일 C씨에게 성범죄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폭력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C씨는 지난달 비공개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자신의 집에서 A양과 B양에게 술을 먹인 혐의(아동학대)는 인정했지만, 성범죄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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