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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美대사 지명에…日 "바이든, 미일 동맹 중시", 中 "운신 폭 좁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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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美대사 지명에…日 "바이든, 미일 동맹 중시", 中 "운신 폭 좁을 것"

입력
2021.08.22 16:30
수정
2021.08.22 16:5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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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국대사에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시장 지명
日 "백악관 직통 파이프" 환영... '독설가' 면모엔 우려
주중 미국대사엔 '정통 외교관 출신' 니컬러스 번스
中 "제한적 역할 그칠 듯"... 일각선 관계정상화 기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이 시카고 시장으로 재직할 시절인 2016년 12월 9일 워싱턴DC의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할 당시의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이매뉴얼 전 시장을 일본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워싱턴=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이 시카고 시장으로 재직할 시절인 2016년 12월 9일 워싱턴DC의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연설할 당시의 모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일 이매뉴얼 전 시장을 일본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워싱턴=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7개월 만에 주일 미국대사와 주중 미국대사를 동시에 지명하자 일본과 중국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맺고 있는 관계가 상반된 양국 상황을 반영하듯, 일본의 경우는 긍정적 평가에 무게를 싣는 반면 중국에선 ‘제한적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모습이다.

일본 외교가에서는 21일 백악관에 의해 공개된 람 이매뉴얼(61) 전 시카고시장의 주일 미 대사 지명 사실을 두고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 대사로 온 건 바이든 행정부가 미일 동맹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람보’라는 별명처럼 독설을 서슴지 않는 강압적 성격을 가진 이매뉴얼에 대해 우려하는 견해도 있기는 하다.

22일 요미우리신문은 이매뉴얼의 주일 대사 지명 소식을 전하면서 “백악관과 즉시 연락할 수 있는 귀중한 파이프 역할”을 기대한다는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보도했다. 또 “(이매뉴얼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과 함께 정권의 중추로서 협력한 사이”라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중국에 대항하는 수단으로서 미일 동맹을 강화하는 데 이매뉴얼의 수완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그는 대통령 측근과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다”는 미국 민주당 관계자 발언을 전하며, “일본 정부가 주일 대사에 가장 기대하는 조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 정치에 정통한 이매뉴얼은 예리한 정치 감각을 지녔다. 일본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는 한 지일파 미국 연구자의 평가도 소개했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이매뉴얼이 지금까지 일본이나 아시아 지역과 접점이 적고, “주일 대사로서의 수완은 미지수”라는 정부 고관의 우려도 함께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회의에선 격식을 차리지 않고 상대방에 독설을 퍼붓고, 답답한 발언은 참지 못한다”며 “외교관에 어울리지 않는 성격”이라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도 “일본에 방위력 증강이나 기술 개발과 관련 구체적인 대처를 촉구할 때 ‘람보’의 얼굴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차관을 지낸 니컬러스 번스 하버드대 케네디공공정책대학원 교수가 주중 미국대사에 낙점되자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기대치를 한껏 낮췄다. 다만 미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간 공석으로 뒀던 주중대사 자리를 채운 데 대해선 “여전히 중국과 협력하길 원하는 것”(자오커진 칭화대 사회과학학원 부원장)”으로 바라보는 등 일각에선 양국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스인훙 런민대 교수는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하는데 있어 대사에게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이 전방위로 충돌하는 구조적 갈등의 골이 워낙 깊다는 이유에서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도 환구시보에 “번스는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성실히 수행해 왔기 때문에 독창적이거나 융통성이 뛰어난 인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번스 지명자는 1월 중국에 민감한 신장위구르와 홍콩 인권문제를 놓고 날을 세운 전례도 있다. 국제문제연구원 장텅쥔 연구원 역시 “미국과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일정 부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없지는 않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번스는 30년 외교관 경력을 바탕으로 난제들을 풀어갈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신뢰를 받는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CCTV는 번스 지명자의 이력을 소개하며 “아프간 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와 협력한 적이 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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