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관광공사 사장 자격 요건… 2018년과 달라?
은 시장 캠프 출신 도서관 채용 때도 요건 완화
경찰, 은 시장 관련 "수사 중이라 할 말 없어" 함구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자인 황교익씨가 사퇴 의사를 밝혀 이재명 경기지사의 ‘보은인사’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 앉는 모양새다. 그러나 황씨의 채용과정에서 불거진 ‘자격요건 완화’가 은수미 성남시장 채용 비리와 비슷한 맥락이라, 은 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과 자격요건
황씨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사실이 알려진 건 이달 13일이다.
사장 선임은 공사 측이 1차 서류 심사와 2차 면접 심사를 통해 3배수 후보를 추천하면 이 중 1명을 도지사가 내정한다. 이후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도지사가 최종 임명하도록 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오는 30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황씨가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지사의 ‘보은 인사’ 논란으로 확산됐다. 황씨는 “이 지사의 경기도에서 보은을 받을 일이 없다”고 했고, 이 지사도 “제가 그분에게 은혜를 입은 일도 없으니 보은인사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공모 과정에서 사장 자격요건 문제도 불거졌다. 올해 자격요건이 이전 자격요건과 달라 황씨가 내정될 수 있었다는 게 정치권 주장이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이번 사장 공모에 나서면서 요건으로 △관광 마케팅·개발 또는 공기업 분야에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 △경영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갖춘 분 △추진력·소통·공익성을 조화시킬 능력을 갖춘 분 △대외적 교섭능력이 탁월하신 분 △변화·개혁지향의 사업능력을 갖춘 분으로 명시했다.
반면 2018년까지의 공사 사장 자격요건은 △공무원 또는 민간 근무경력 15년 이상으로서 관련 분야 경력 8년 이상 △박사학위 소지자는 공무원 또는 민간 근무경력 12년 이상으로서 관련분야 경력 5년 이상 △관련분야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자로서 정부산하기관·민간기업의 상임임원급 이상 또는 선임연구위원·부교수 이상의 경력이 3년 이상 △공무원 2급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경력이 있는 자로서 관련분야에서 3년 이상 근무 △공무원 4급 이상 또는 이에 상당하는 직위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로서 관련 분야에서 5년 이상 근무 등을 응시 자격으로 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은 물론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자까지 비판에 나섰다. 황씨는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 이상 경기관광공사 직원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은수미 성남시장, 채용비리 수사는
은수미 성남시장 관련 채용비리 수사는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이 성남시 서현도서관 공무직(옛 무기계약직)인 자료 정리원으로 대거 부정 채용됐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지난해 9월 은 시장 선거캠프 출신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은수미 성남시장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의 공공기관 부정채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청원인은 해당 글에서 “서현도서관 공무직에 합격한 14명 중 7명이 은 시장 캠프 출신 자원봉사자”라며 “준사서 자격증이 필수자격 요건이었던 다른 도서관과는 달리 서현도서관은 응시 자격 기준을 완화해 특별한 자격요건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원봉사자들이 취업하고 나자 다시 기준을 강화해 채용공고를 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2018년 서현도서관 공무직 채용과 관련해 자격요건 기준 중 ‘준사서 자격증 소지자’에서 ‘자격증 소지 우대’로 기준이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성남지역 시민단체도 성명을 통해 “시장 캠프 관계자들이 공무직에 대거 채용됐다는 이유로 특혜 또는 부정채용이라 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전문성과 도서관 운영 경험이 필요한 도서관 개관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에 채용 기준이 완화됐고, 이 과정에서 선거캠프 관계자들이 대거 채용됐다면 특혜채용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도 자격요건이 완화된 배경과 당시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성남시 공무원 등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서현도서관 자료정리원에 대한 일련의 채용 절차는 성남시 인사채용 관련 규정 등을 준수해 자격요건과 인원 등을 고려, 공정하고 투명하게 채용했다”며 “개원 준비기간과 필요인력의 신속 채용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고, 채용공고, 서류전형, 면접 등 채용 절차상 어떠한 부정이 절대 개입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함구 중... 은 시장 수사는 진행 중
경찰은 "수사 중인 사항이라 할 말이 없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은 시장의 경우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에 나섰지만 황씨의 경우에는 현재까지 고소고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나서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