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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피해자… 법원 "업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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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피해자… 법원 "업무상 재해"

입력
2021.08.20 21:39
수정
2021.08.2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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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근로복지공단 상대 소송 승소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2019년 3월 25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 법정으로 들어가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2019년 3월 25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 법정으로 들어가던 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때문에 임원 공모에서 탈락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환경부 산하 기관 간부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수석부장 김국현)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단장 A씨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부지급처분 취소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33년간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근무한 A씨는 2018년 4월 상임이사 직위인 환경기술본부장 공모에 지원했고, 심사 과정에서 최종 후보 3명에 포함됐다. 당시 본부장으로 외부인사인 B씨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A씨는 간부회의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환경기술본부장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이 목적이고, 원내에는 충족하는 사람이 없어 다시 임용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 환경기술본부장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고, A씨에 대해선 좌천성 인사까지 검토됐다. A씨는 이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그해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환경부 근무 20년, 기술원 근무 13년 동안 열심히 일했고 나름대로 성과도 냈다고 생각했지만 인사권자와 내 생각은…"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겼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 사망 후 그의 배우자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통상 공개모집 과정에서 탈락에 따른 충격과 고통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할 부분으로, 고인의 사망에는 업무상 요인보다 성격 등 개인적인 요인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이유였다.

A씨 배우자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고인은 가정적, 경제적 문제 등 극단적 선택에 이를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고, 본부장 인사 등과 관련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우울증세가 발현됐고,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13일 진행된 항소심 공판에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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