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시장·대형 서점 확대로 영업 악화
"지역서점, 지역 문화 거점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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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5일 폐점을 알리는 불광문고 트위터 캡처.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서 25년 동안 운영돼 온 지역 서점 '불광문고'가 다음 달 5일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이 "구에서 불광문고의 폐업을 막을 방법을 고민해 달라"는 청원을 올리는 등 아쉬워하고 있다.
불광문고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음 달 5일 영업을 끝낸다고 밝혔다. '불광문고 직원 일동' 이름으로 편지를 써서 "정성 들여 만들어진 책을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보람으로 지내왔던 25년이었다"며 "어떻게든 안간힘을 쓰며 버텨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1996년부터 지하철 불광역 인근에 자리 잡은 불광문고는 대형 서점 수가 늘어나면서 많은 지역 서점이 운영에 타격을 입고 문을 닫는 가운데서도 유지해 왔지만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책을 판매해 얻은 수익으로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날들이 오래 지속됐다"고 밝혔다.
불광문고 측은 ①도서유통 시장의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고 ②온라인 서점에 비해 오프라인 서점이 책을 비싸게 팔 수밖에 없고 ③대형 서점들이 지점을 늘려나가는 삼중고 때문에 영업 여건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불광문고가 운영을 끝낸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유년 시절의 추억이 많았던 곳이다" "가슴이 먹먹하다" 등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은평구청 홈페이지 온라인 청원 게시판에는 "불광문고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취지의 청원이 올라왔다. 자신을 불광1동 주민이라 밝힌 청원인은 "지역서점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공공의 장"이라며 "서점이 교육기관과는 다르지만 지역 교육과 문화에 깊이 연관된 거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지역 서점의 모든 것을 책임져달라는 요청이 아니다"라며 "행정기관이 나서서 최소한의 바탕을 만들 수 있다면 지키고 가꾸어가는 것은 서점과 지역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서 불광문고 같은 지역 서점이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면 좋은 지역 혁신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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