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골퍼로 유명한 박희영(34)과 박주영(31)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동반 플레이를 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은 10년이 훌쩍 넘게 선수로 뛰었지만, 공식 경기에서 함께 플레이를 한 건 처음이다. 2005년 K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하고 통산 3승을 올린 박희영이 일찌감치 미국으로 무대를 옮긴 탓에 대회를 함께 치른 적이 많지 않아서다.
19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리조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에서 둘은 같은 조에 편성돼 동반 플레이를 펼쳤다.
강한 바람과 오락가락 내리는 비 때문에 경기는 쉽지 않았지만 둘은 처음 치러보는 자매 동반 플레이 내내 화기애애했다. 둘은 스코어도 사이 좋게 공동 29위인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박희영은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나와서 첫날부터 좋은 성적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 "날씨가 추워서 기대만큼 버디 찬스가 없었다. 내일은 버디 많이 잡도록 공격적으로 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주영은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큰 실수 없이 이븐파를 친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매가 함께 대회 코스 18홀을 돌아본 건 2018년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때 연습 라운드 이후 거의 2년 만이다. 지난 겨울 박주영이 언니 박희영의 미국 신혼집에 건너가 전지 훈련을 했을 때 함께 연습했지만 자매의 동반 플레이는 생각만큼 잦은 편은 아니다.
박희영은 동생 박주영의 샷이 많이 좋아졌다면서 "꾸준히 하던 대로 하면 우승도 금방 할 것 같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아직 KLPGA투어에서 우승이 없는 박주영은 "역시 언니가 잘 치긴 잘 친다"면서 "언니는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 것을 가르쳐주는 초능력자다. 늘 배운다"고 화답했다. 박주영은 "감히 조언한다면 퍼트를 좀 더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언니의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2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박희영은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떤 곳에서 열리는 대회도 다 잘하고 싶다. 매일 최선을 다하다 보면 성적도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2라운드 역시 언니와 함께 경기하는 박주영은 "우선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게 먼저"라면서 "컷을 통과하고, 그다음은 톱10을 목표로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1라운드에서는 이가영(22)과 허다빈(23)이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선두에 올랐다. 디팬딩 챔피언 임희정(21), 조아영(21) 등 6명은 선두와 2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고, 시즌 7승에 도전하는 박민지(23)는 2언더파로 공동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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