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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파크 마지막 돌고래 '화순이' 결국 죽었다 

입력
2021.08.19 13:00
수정
2021.08.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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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파크에서 지난 1년간 4마리 큰돌고래 사망?
"남은 고래 방류와 정부 차원 바다쉼터 마련 시급"

편집자주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 분야에 관심을 갖고 취재해 온 기자가 만든 '애니로그'는 애니멀(동물)과 블로그?브이로그를 합친 말로 소외되어 온 동물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심도 있게 전달합니다.

마린파크에서 쇼에 동원되던 생전 큰돌고래 화순이. 핫핑크돌핀스 제공

마린파크에서 쇼에 동원되던 생전 큰돌고래 화순이. 핫핑크돌핀스 제공


제주 돌고래체험시설인 마린파크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돌고래 '화순이'가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서 지난 1년 동안 돌고래가 죽음에 이른 것만 네 번째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화순이의 죽음은 예견된 것이었다"라며 "남은 고래류 방류와 정부 차원의 바다쉼터(보호시설)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19일 해양수산부, 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전날 제주도청 담당 공무원이 서귀포시 안덕면 마린파크를 방문해 화순이의 사망을 확인했다. 아직 관할 당국인 영산강유역환경청에 폐사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정확한 사망일자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현재 부검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돌고래는 야생생물법에 따른 멸종위기종이어서 폐사 사실을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제주 마린파크에서 관람객들이 돌고래를 만지는 체험을 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제주 마린파크에서 관람객들이 돌고래를 만지는 체험을 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마린파크에서는 지난해 8월 큰돌고래 '안덕이'에 이어 9월 '달콩이', 올해 3월 '낙원이', 이달 화순이까지 1년간 돌고래 4마리가 죽음을 맞았다.

동물단체들은 화순이의 죽음이 예견된 것이라고 말한다. 홀로 남겨져 있던 화순이는 죽기 전까지 하루에 조련사 체험 4회, 스위밍 체험 2회 등 총 여섯 번 체험에 동원되어 왔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가 6월 초 마린파크를 방문해 화순이 상태를 확인한 결과 좁은 수조 속에서 한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체험프로그램에 동원되고 있었다. 특히 체험 중간 쉬는 시간에도 화순이는 물 위에 가만히 떠 있는 행동을 보였는데, 이는 스트레스가 심한 수족관 돌고래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어서 많은 이들이 우려를 나타냈다.

국내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있는 돌고래 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국내 수족관에서 사육되고 있는 돌고래 현황. 핫핑크돌핀스 제공

핫핑크돌핀스,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단체들은 마린파크뿐 아니라 이를 방관한 해양수산부, 제주도청도 화순이 사망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지난 4개월 동안 시민단체들은 제주도청 앞에서 화순이를 살리기 위한 바다쉼터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1인 시위 등을 벌였다"라며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는 시민들의 절박한 구조 요구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초 마린파크를 방문해 화순이의 상태를 확인한 동물권행동 카라가 공개한 영상. 화순이는 여전히 관람객들에게 만지기 체험, 지느러미 붙잡고 헤엄치기 체험에 동원되고 있으며, 체험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무 의지가 없다는 듯 수면 위에 가만히 둥둥 떠있다. 사진=카라 유튜브 캡처

지난달 초 마린파크를 방문해 화순이의 상태를 확인한 동물권행동 카라가 공개한 영상. 화순이는 여전히 관람객들에게 만지기 체험, 지느러미 붙잡고 헤엄치기 체험에 동원되고 있으며, 체험 프로그램이 끝나면 아무 의지가 없다는 듯 수면 위에 가만히 둥둥 떠있다. 사진=카라 유튜브 캡처

핫핑크돌핀스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화순이의 사례는 우리에게 고래류 사육시설은 결국 고래를 죽음으로 내몬다는 것을 오롯이 증명하고 있다"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더 이상 해양 동물을 외면하지 말고 또 다른 죽음이 반복되기 전 전국 고래류 사육시설에 남은 고래류를 즉각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린파크의 화순이 방류와 해수부의 바다쉼터 조성을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16개 시민단체들은 지난 5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린파크의 화순이 방류와 해수부의 바다쉼터 조성을 촉구했다. 핫핑크돌핀스 제공

카라도 수족관업체와 정부를 향해 “당장 수족관에 감금되어 있는 고래류의 체험, 전시를 중단하고 고래류의 방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19일 기준 국내 수족관 6곳에 있는 돌고래는 23마리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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