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국빈 방한한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각각 세계 12위, 16위의 자원부국인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이라며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중요 파트너로서 양국 관계는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부총리에게 한국과의 경제협력 업무를 전담토록 하고 중요 협력사업은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5세대(5G) 이동통신, 감염병 등 24개 분야에서 협력 강화를 약속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은 희토류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지질 탐사 등의 분야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바란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희토류 등 희귀 광물은 배터리 등의 분야에도 꼭 필요하다. 양국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반색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방한한 해외 정상이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 묻힌 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과 자원부국에 대한 선제 투자를 위해 토카예프 대통령과의 교류에 공을 들여왔다. 1992년 수교한 양국의 교역액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42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0여 개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토카예프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협력을 요청했고, 토카예프 대통령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당시 세계 4위 수준이었던 핵무기를 포기한 대표적 '비핵화 모범국'이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독립 이후 적극적인 대외 개방과 협력을 통해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향한 '비핵화를 통해 경제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우회적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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