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최초 기수 최예진 "도쿄 패럴림픽, 반드시 9연패 달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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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치아 최초 기수 최예진 "도쿄 패럴림픽, 반드시 9연패 달성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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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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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선수로 출전하는 최예진이 이천 장애인선수촌에서 파트너이자 어머니인 문우영씨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0 도쿄 패럴림픽 한국 선수단의 기수로 선정된 보치아 종목의 최예진(30)이 “대한민국 보치아가 여전히 강국이란 걸 증명하고 싶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최예진은 13일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7월 말쯤 기수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믿어지지 않아 여러 차례 다시 확인하곤 했다”면서 “세계에 보치아를 알릴 기회인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예진은 직접 통화가 어려운 중증 장애(뇌병변 1급) 선수라, 임광택 보치아 감독 및 최예진의 경기 파트너이자 어머니인 문우영씨를 통해 간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패럴림픽에서 한국 기수로 보치아 선수가 선정된 것은 최예진이 처음이다. 보치아는 패럴림픽 중에서도 심한 중증의 장애선수들이 참가하기 때문에 거동이 힘든 보치아 선수들에게 기수를 맡기긴 쉽지 않았다. 중증 장애를 이겨낸 여성 선수인데다, 2012 런던(금), 2016 리우(은) 대회 등 그간 좋은 성적을 낸 것이 반영됐다. 최예진은 “막상 기수가 된다니 정말 기분 좋고 영광이지만, 한편으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생겼다”면서 “경기력 향상의 계기로 삼아야겠다”며 웃었다.

패럴림픽 보치아 선수 최예진.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일반인들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치아는 한국의 패럴림픽 ‘효자 종목’이었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2016리우까지 8대회 연속 금메달을 가져왔다. 도쿄 패럴림픽에선 개인전 4개, 2인조 2개, 단체전 1개 등 모두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이 보치아 강국인 이유는 △두꺼운 선수층 △훌륭한 국내산 장비 △금메달 레거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최예진은 “국내 대회에만 무려 150명이 참가한다”면서 “또 보치아는 공과 램프(공을 굴리는 홈통) 등 장비가 중요한데 국내산 장비가 외국산보다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서울 패럴림픽 이후 꾸준히 금메달을 따온 선배들의 노하우가 쌓였다. 최예진은 “양궁 여자 단체가 도쿄에서 올림픽 9연패를 달성했다”면서 “보치아도 ‘9회 연속 금메달’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엔 일본도 패럴림픽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실력이 크게 향상됐고 태국도 근력이 좋은 젊은 선수들이 많이 나와 도전이 거세다. 여기에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전통적인 보치아 강국들도 여전히 위협적이다. 최예진은 “특히 일본의 경우 질 좋은 한국산 장비를 대거 구입해 가는 등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도 기량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우리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간다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보치아팀은 21일 도쿄로 출국해 28일부터 9월 4일까지 8일간 열전을 치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과 함께 패럴림픽도 1년 연기됐는데, 특히 마스크를 쓰고 진행하는 훈련이 쉽지 않았다. 호흡 근력이 약한 중증 장애인이라 평소에도 숨쉬기가 쉽지 않은데 KF94 마스크를 쓴 채 훈련을 소화하려니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임광택 감독은 “처음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선수도 있었다”면서 “체력 훈련을 별도로 진행하는 등 호흡 근력 향상에 힘써 이제는 마스크를 쓰고도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치아는 비장애인(파트너)의 도움이 필요하다. 선수가 모든 지시를 내리고 파트너는 선수 지시하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선수-파트너 간 호흡이 상당히 중요하다. 최예진의 파트너는 태권도 선수 출신의 어머니 문우영씨다. 문씨는 “태권도 선수로는 올림픽에 못 나갔지만, 딸 때문에 패럴림픽에 세 번이나 출전했다. 영광이다”라며 웃었다.

최예진은 태어날 때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가 손상되면서 운동신경이 마비됐다. 고교 2학년 때 처음 보치아에 발을 들였는데, 처음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국가대표를 상대로 승리하는 등 한국 보치아의 희망으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2011년엔 국가대표에 발탁돼 2012 런던 패럴림픽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6 리우 패럴림픽에서는 페어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예진이 어머니 문우영씨와 함께 보치아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그런 최예진이 이번 패럴림픽에서도 금메달을 꼭 바라는 이유는 또 있다. 최예진과 정호원, 김한수까지 10년 이상 같이 호흡을 맞춰온 ‘보치아 황금 세대’가 나란히 출전하는 마지막 패럴림픽이기 때문이다. 보치아는 도쿄 패럴림픽을 끝으로 지금까지 혼성으로 진행됐던 규칙이 바뀐다. 이후 국제 대회에선 남·여 종목으로 나뉘어 진행되기 때문에 최예진은 여성종목으로, 정호원과 김한수는 남자 종목으로 출전한다. 최예진은 “우리 셋은 런던 패럴림픽 이전부터 10년 이상 함께 땀 흘린 멤버다. 경기 중 대화와 호흡, 단합까지 완벽하다. 세 명이 같이 출전하는 마지막 패럴림픽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고 금의환향하겠다”고 말했다.


도쿄 패럴림픽 보치아 국가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6월 24일 경기 이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천=뉴스1


보치아란?

가로 6m, 세로 12.5m의 경기장에서 6개의 빨간색 볼과 6개의 파란색 볼을 굴려 승부를 겨룬다. 표적구(흰색 볼)에 가까이 던진 볼에 1점을 부여한다. 이를 위해 수많은 전략 전술이 필요하다.

언뜻 동계올림픽 컬링과 유사하다. 다만 컬링은 표적인 ‘하우스’가 고정돼 있는 종목이라면, 보치아는 표적구가 움직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뇌성마비 선수 전문 스포츠로 출발했지만 BC3 종목에 한해 비뇌성마비 선수도 참가할 수 있도록 확대됐다. 한국은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 금·은·동 각 1개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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