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킬러’ 다웠다. 손흥민(29·토트넘)이 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또 다시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1-202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에서 최전방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후반 10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토트넘은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의 득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맨시티를 1-0으로 제압했다.
이적설에 휩싸이면서 프리시즌에 늦게 합류한 '주포' 해리 케인이 출전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손흥민은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토트넘 데뷔전에 첫 득점을 선물했다.
맨시티는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베팅업체도 이날 경기 전까지 맨시티의 압승을 예상했다. 맨시티가 EPL 개막전에서 패배한 것은 2008-09시즌 이후 처음이다.
맨시티가 주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토트넘의 반격 또한 매서웠던 흐름이었다. 전반 3분과 5분 각각 귄도안과 칸셀루가 슈팅을 시도하며 토트넘 골문을 넘봤다. 토트넘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호이비에르의 패스에 이은 베르흐바인의 중거리 슈팅이 날카로웠다.
토트넘의 역습은 예리했다. 전반 23분 손흥민이 올린 프리킥 상황에서 산체스가 골키퍼와 경합하며 공을 떨궜다. 이후 모우라의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는 듯 보였지만 귄도안에게 저지당했다. 전반 39분에는 손흥민이 모우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팽팽했던 흐름을 깬 것은 후반 10분 손흥민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좁혀 들어오며 전매 특허와 같은 왼발 감아 차기 슈팅을 성공시켰다. 에데르송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득점이었다.
선제골을 기점으로 토트넘은 더욱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14분 베르흐바인의 결정적 찬스마저 살렸다면 맨시티를 쉽게 침몰시킬 수 있었다. 다급해진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데 브라위너, 제주스, 진첸코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뒤바꾸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으로선 손흥민의 존재가 '저승사자'와 같다. 손흥민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2016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중요경기마다 7골(EPL 4골·챔피언스리그 3골)을 기록했다. 특히 손흥민이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3골을 몰아쳐 맨시티를 탈락시켰을 때부터 '악연'이 시작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자신의 감독 커리어 최초로 특정 상대팀 원정 4연패의 수모를 당했는데, 공교롭게도 4경기 모두 손흥민에게 실점했다. 3경기는 결승골이었다. 그만큼 손흥민은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러한 활약에 손흥민은 EPL 공식 홈페이지의 온라인 투표로 결정되는 KOTM(King Of The Match)에서 69.3%의 득표율을 얻어내며 압도적인 1위로 선정됐다. 영국 BBC는 “교과서 같은 결승골”이라며 ‘이주의 팀’ 베스트 11에 손흥민의 이름을 올렸고,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최다 평점인 9점을 부여하며 "손흥민은 토트넘이 필요로 할 때 그곳에 있었다. 골은 전형적인 손흥민다운 장면이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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