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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낯선 LPGA 태극 낭자들... 올 시즌 고작 3승, 메이저는 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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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낯선 LPGA 태극 낭자들... 올 시즌 고작 3승, 메이저는 0승

입력
2021.08.15 17: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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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에서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어벤져스' 선수들이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인비 고진영 김효주 김세영. 사이타마=연합뉴스

4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1라운드에서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어벤져스' 선수들이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인비 고진영 김효주 김세영. 사이타마=연합뉴스

201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 3승을 포함해 전체 32개 대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승을 쓸어 담았다. 우승을 하지 못하더라도 대회 리더보드 상단은 태극기 물결이었다. ‘톱10’ 가운데 5~6명은 한국 선수였을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LPGA 투어를 장악하던 태극 낭자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고작 3승에 그친 데다 4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컵마저 모두 놓치는 낯선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우승 횟수만 보더라도 한국 선수들이 LPGA 투어를 얼마나 압도했는지 알 수 있다. 한국 선수들은 2015년 15승, 2016년 10승, 2017년 15승, 2018년 9승, 2019년 15승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5개월간 대회가 중단돼 모두 18개 대회밖에 열리지 않았던 지난해도 메이저 대회 3승을 포함해 7승을 거뒀다. 반면 미국은 자국 투어임에도 매년 6~7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한국 선수들은 투어에서 고전하고 있다. 15일 기준 20개 대회를 치른 가운데 한국 여자 골프가 거둔 우승은 3월 KIA 클래식 박인비(33), 5월 HSBC 월드 챔피언십 김효주(26), 7월 VOA 클래식 고진영(26)이 거둔 3승이 전부다. 한국이 부진한 사이 미국은 6승, 태국도 4승이나 올렸다.

올 시즌 4차례 열린 메이저 대회를 모두 놓친 한국은 19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무승에 그치는 시즌이 된다.

한국 선수들의 부진은 2020 도쿄올림픽 골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미국과 함께 최다인 4명이 출전했지만 김세영(28)과 고진영(26)의 공동 9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미국은 넬리 코다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외신들도 한국 여자 골프의 부진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AP통신은 올 시즌 한국 여자 골프의 지배력이 하락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매체는 “올림픽이 한국 선수들의 내림세를 일깨웠다”며 “두 차례의 올림픽 동안 국가별 최대 인원인 4명을 출전시킨 국가 중 시상대에 오르지 못한 건 도쿄올림픽 한국 여자 선수들이 유일했다”고 지적했다.

태극 낭자들이 올 시즌 주춤한 가장 큰 이유로 전문가들은 코로나19를 꼽는다. 한국 선수들은 지난겨울 동계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비시즌인 미국 전지훈련을 하지 못한 탓에 실전 감각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다. 겨울철 국내에선 실전 훈련이 어렵다. 날씨가 좋고, LPGA 투어 대부분의 대회가 열리는 미국과는 차이가 크다. 자국에서 동계훈련을 소화한 미국 선수들보다 불리한 여건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최혜진(22) 등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LPGA 투어로 진출하려던 선수들의 발목이 묶인 것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성현(28)과 전인지(27) 같은 스타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발목이 잡혔고, 새로 LPGA 투어에 진출한 김아림(26) 등도 투어에 적응하지 못한 것 역시 한국 선수들의 동반 침체와 무관하지 않다.

박인비는 AP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면서도 “경쟁자들의 수준이 올라왔다. 특히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의 많은 선수들이 그렇다. 정상급에서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시간 휴식기를 가지면서 모멘텀을 갖기가 힘들어진 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확실한 건 우리(한국 선수들) 모두 분발해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시즌 LPGA 투어는 31개 대회 중 16일(한국시간) 끝나는 스코티시 여자 오픈을 포함해 11개 대회가 남아 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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