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4% 하락... 코스피 3200선 붕괴
외국인 반도체 매도 공격에 환율 8원 급등?
경기 고점 우려에 "코스피 약세장"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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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기 전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13일 3.4% 급락하면서 코스피가 석 달 만에 3,2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톱'에 집중된 외국인의 매도 공격이 연일 거세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1,170원 선에 육박하며 금융시장에 번진 '반도체발(發) 공포'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외인의 삼전 '패닉셀'에 환율도 8원 급등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16% 내린 3,171.29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3,146.76까지 밀리며 3,150선이 무너졌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줄였다. 코스피가 3,200선을 내준 건 5월 28일(3,188.73) 이후 석 달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국내 반도체를 공격적으로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에서만 2조7,000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그중 84%(2조3,500억 원)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3.38% 급락하면서 7만4,400원으로 밀렸다. 삼성전자가 7만5,000원을 밑돈 건 지난해 12월 23일(7만3,900원) 이후 8개월 만이다.
지난 7거래일간 삼성전자 시총은 무려 50조 원이나 증발했다. SK하이닉스도 장중 1.59%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10만 원 선이 붕괴됐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 상승 마감(10만1,500원)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대거 빠져나가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8원 오른 달러당 1,169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1,169.5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9월 29일(1,171.2원) 이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썼다. 9일 이후 닷새간 환율은 26.9원이나 상승(원화 값은 하락)했다.
"코스피 본격 약세장 진입" 우려도 커져
증권가에선 최근 반도체주가 과도할 정도의 급락이 있었던 만큼, 조만간 반등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글로벌 투자자의 극심해진 공포감 탓에 '진짜 바닥'을 확인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진단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만 보면 내년 1분기 하락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의 우려가 최근 삼성전자 등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보유자들은 추후 반등 구간을 이용해 비중을 축소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짙어지는 '피크 아웃(정점 통과)' 우려와 미국의 긴축시계(테이퍼링)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갈수록 커지면서, 코스피가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고점 논란으로 경기사이클이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경기민감주에 반영되고 있다"며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미국의 테이퍼링 시행과도 맞물려 연말로 갈수록 완만한 약세장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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