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33ㆍ상하이)이 17년 동안 가슴에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대한배구협회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연경이 오늘 오후 대한배구협회에서 오한남 회장을 만나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고, 오 회장도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은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의 4강 신화를 견인한 김연경은 일찌감치 도쿄올림픽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라 공언했다. 이에 김연경과 대표팀의 행보는 ‘라스트댄스’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대회 기간 내내 주목을 받았다.
다행히 대표팀의 선전으로 ‘라스트댄스’는 대회 마지막 날인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까지 이어졌고,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대표팀의 투혼은 온 국민에 감동을 안기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세르비아전이 끝난 뒤에도 김연경의 은퇴 의사는 변함없었다.
김연경이 은퇴를 결심한 건 30대 중반의 나이로 체력과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복귀 한 시즌 만에 중국리그에 진출한 이유도 V리그보다 경기 수가 적은 걸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김연경은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약 17년 동안 대표팀 에이스로 에서 활약하면서 2012 런던올림픽 4강, 2016 리우올림픽 8강, 2020 도쿄올림픽 4강을 이끌었다. 이밖에도 네 번의 아시안게임, 세 번의 세계선수권을 비롯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한국 여자배구의 부흥을 이끌었다. 한국 스포츠 전체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도 맡아왔다.
김연경은 “막상 대표선수를 그만둔다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든다”며 “대표선수로서의 활동은 내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연경은 “많은 가르침을 주신 감독님들과 코칭스태프, 같이 운동해온 대표팀 선후배들이 아니었으면 오늘의 김연경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제 대표팀을 떠나지만 후배들이 잘 해 줄 것이라 믿는다. 비록 코트 밖이지만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오한남 회장은 “지난 17년 동안 대표선수로 활약하면서 정말 수고가 많았다”며 “김연경이 대표선수로 좀 더 활약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룬 성과도 클 뿐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 계획도 중요하니 은퇴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배구협회는 공식 은퇴행사를 제안했지만 김연경의 뜻을 받아들여 선수로서 모든 활동이 끝나는 시점에 은퇴행사를 열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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