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2일 롯데홀 '클래식 레볼루션'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
"피아졸라의 음악이 엔터테인먼트적이라면, 브람스 작품은 진지하다는 점에서 대조적이죠. 특히 브람스는 삶의 고난과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팬데믹으로 고통받는) 현 시대를 잘 대변하는 작곡가라고 생각합니다."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신천동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음악제 '클래식 레볼루션 2021'의 주제는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피아졸라와 브람스다. 이들을 축제 주인공으로 정한 배경을 두고 크리스토프 포펜 예술감독은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축제는 브람스의 교향곡, 실내악 작품들로 시작해 피아졸라의 작품들로 끝맺는다.
개막을 하루 앞둔 12일 롯데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펜 감독은 "원래 브람스 교향곡을 모두 무대에 올리고 싶었지만 코로나19로 사정이 생겨서 일부 일정이 취소됐다"며 "지금 (음악계가 처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실제로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부산시립교향악단이 축제 참가가 어려워지면서 16일 예정됐던 브람스 교향곡 2번 공연이 취소됐다. 이동의 제약 탓에 다른 공연에서도 일부 연주자가 변경됐다.
그럼에도 지난해에 이어 축제를 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포펜 감독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독일 정부는 지나치게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공연장이 문을 닫았는데, 독일의 정책 결정권자들은 음악이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훨씬 더 팬데믹에 대한 대처를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펜 감독은 17일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브람스 교향곡"이라고 소개한 작품이다. 포펜 감독은 "브람스의 마지막 교향곡으로 성숙하고, 균형이 완벽하다"고 평가했다. 우울하고 비관적인(멜랑콜리) E 단조로 시작하지만, E 장조로 조성이 바뀌면서 발견되는 "브람스의 이례적인 달콤함"이 나타나는 등 이 곡은 다양한 층위로 구성돼 있다. 특히 4악장은 "불과 8개 마디를 변주시키며 르네상스부터 낭만의 시대까지 다양한 특색을 비약적으로 보여주는" 보석이다.
축제의 또 다른 축인 피아졸라는 연주자별 해석을 직접 비교해 볼 수 있는 공연들이 마련됐다. 19~22일 나흘에 걸친 피아졸라 프로그램에는 모두 '망각(Oblivion)'이라는 소품이 포함됐다. 포펜 감독은 "피아졸라의 명함과도 같은 곡"이라며 "서로 다른 특색과 버전으로 연주가 이뤄지는 만큼 작곡가의 핵심적 요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펜 감독은 공연장을 방문할 관객에게 "공연을 보기 전보다 더 행복하고 충만한 마음으로 귀가하면 좋겠다"고 했다. 내년 축제의 주제도 벌써 정해졌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특색이 다른 작곡가 2명을 선정했다. "멘델스존과 코른골트입니다. 기대해 주세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