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500만 회분을 추가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가을 3차 접종(부스터샷)을 위해서다. 부국(富國)들이 추가 접종을 위해 백신을 싹쓸이하면서 지구촌의 ‘백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한층 더 심화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정부가 화이자 백신 10억 파운드(약 1조6,000억 원)어치를 주문했다며 수일 내 발표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3,500만회 분이다. 영국은 다음달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한다.
이번 화이자 백신 주문 가격은 이전보다 약 20% 비싸다. 가격이 1회 접종 분 당 18파운드(2만8,900원)에서 22파운드(3만5,000원)로 올랐다. 영국 정부는 부스터샷 백신으로 기존 1, 2차에 접종했던 아스트라제네카가 아닌 화이자를 선택했다. 혼합 접종이 면역반응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감안한 결정이다.
영국 정부의 백신 추가 주문은 내년 접종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탓이다. 특히 최근 유럽연합(EU)이 2년간 백신 9억회 분을 확보하면서 같은 양을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조건까지 넣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영국 정부의 불안감은 더 커졌다. 매체는 “정부가 부스터샷을 준비한다는 것은 ‘코로나19와 함께 살기’가 몇 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국들의 3차 접종이 백신 공급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란 비판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선진국의 3차 접종보다 아직 백신이 배포되지도 않은 개발도상국과 빈국이 우선시 돼야 한단 의미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백신 공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9월 말까지 미뤄달라”고 호소했다.
선진국들의 ‘자국 우선주의’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을 더욱 미룰 수 있단 우려도 커진다. 부유한 나라들이 부스터샷으로 집단면역을 달성하고 바이러스 추가 변이에 대응한다 해도, 저개발국 백신 접종이 저조할 경우 감염병이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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