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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집게 손 포스터' 사과에..."정부가 '남성혐오' 주장에 힘 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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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집게 손 포스터' 사과에..."정부가 '남성혐오' 주장에 힘 실어줘"

입력
2021.08.12 13:30
수정
2021.08.12 14:31
0 0

일부 커뮤니티서 인천 1호선 포스터 지적하자
행안부 트위터 통해 "남성혐오 논란 불러 송구"
누리꾼들 "중앙 부처가 '혐오' 개념도 모른 채
'집게 손=남성 비하=페미니즘' 주장 힘 실어" 비판

황사와 고농도 미세먼지 관련 국민행동요령.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캡처

황사와 고농도 미세먼지 관련 국민행동요령.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 캡처

행정안전부가 최근 '집게 손 모양'이 들어간 포스터에 사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중앙 정부마저 '남성혐오'라는 허상의 개념에 힘을 실어줬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이른바 '집게 손 모양 논란→사과'가 반복되며 '집게 손=남성 비하=페미니즘'이라는 그릇된 관념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앙부처의 대처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행안부 "남성혐오 논란 불러일으켜 송구"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캡처

행정안전부 홈페이지 캡처

행안부는 6일 설명자료를 내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황사·미세먼지 국민행동요령' 이미지를 수정해 재배포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날 일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인천 지하철 1호선에 집게 손 모양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기사화까지 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행안부는 "'이미지 국민행동요령'은 2018년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 형태로 제작해 관련 기관에 보급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이미지는 즉시 수정해 재배포하였으며 기존 이미지를 사용하는 관련 기관에 대해서는 수정된 이미지로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10일 행정안전부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사과문. 행정안전부 트위터 계정 캡처

10일 행정안전부 공식 트위터에 올라온 사과문. 행정안전부 트위터 계정 캡처

이 같은 해명이 도마에 오른 것은 10일 행안부 공식 트위터에 해명자료와 같은 내용이 공개되면서다.

행안부는 트위터에 "포스터의 이미지가 의도치 않게 남성혐오 논란을 불러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해당 이미지는 즉시 수정하여 배포했다"고 밝혔다.


비판① "'집게 손=남성 비하=페미니즘'이라는 그릇된 관념 고착시켜"

행정안전부의 '남성혐오 사과'에 '집게 손을 사용하면 페미니스트이고 남성비하론자'라는 그릇된 관념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트위터 캡처

행정안전부의 '남성혐오 사과'에 '집게 손을 사용하면 페미니스트이고 남성비하론자'라는 그릇된 관념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트위터 캡처

누리꾼들은 이에 ①행안부가 '집게 손 모양=페미니스트의 남성 비하'라는 일부 커뮤니티의 주장에 동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일명 '집게 손 모양 논란'은 5월 GS25 포스터를 시작으로 촉발됐는데, 남성 비하라는 지적을 받은 기업들이 모두 '남성혐오'임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하는 것으로 일단락돼 왔다.

정부기관도 마찬가지다. 경찰청은 당시 개인형 이동장치(PM) 법령 홍보물에 집게 손 모양을 사용했다는 지적이 일자 "손 모양은 카드뉴스 페이지를 넘기는 부분 등을 강조 표시하기 위해 삽입된 것이고 민간 홍보업체에 의뢰해 제작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취지와 다른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해당 내용은 시도경찰청을 통해 수정 중"이라며 사실상 '집게 손은 남성 비하'라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그런 경찰청도 행안부처럼 해명을 넘어서 송구하다는 사과까지 하지는 않았다.

이런 경향이 반복되면서 '집게 손 모양을 하는 사람은 페미니스트고, 페미니스트는 곧 남성 비하론자'라는 그릇된 관념이 자리 잡는 중에, 중앙 정부가 "송구하다"고 사과까지 하며 방점을 찍었다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국가 부처가 이걸 받아준다"며 "남성들이 손동작, 언어, 헤어스타일로 타인을 검열하고 생존을 위협할 때 행안부가 허가할 것이라고 알려준 꼴"(m***********)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행안부는 '일부' 안티-페미 성향 성차별주의자들이 만들어낸 남성혐오라는 개념에 동의하며, '일부' 남성들의 피해 망상이 만들어낸 억지 논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겠습니다"(J*******)라고 비꼬기도 했다.


비판② "남성혐오라는 개념은 성립하지 않아"

행정안전부의 '남성혐오 사과'에 누리꾼들은 "남성혐오는 없는 개념"이라고 바로잡았다. 트위터 캡처

행정안전부의 '남성혐오 사과'에 누리꾼들은 "남성혐오는 없는 개념"이라고 바로잡았다. 트위터 캡처

누리꾼들은 ② '남성혐오'라는 개념은 성립하지 않는다며 행안부의 섣부른 사과를 규탄하기도 했다. 혐오 또는 혐오 표현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부정적 의견,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 약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행안부는 이런 메시지가 전결 떨어질 정도로 최소한의 성인지 감수성조차 없는 관리자들만 있나"라며 "남성혐오라는 말은 백인혐오 같은 것"(l**_****_*)이라고 바로잡았다.

다른 누리꾼도 "저명한 해외 언론에서는 '남성혐오'를 이야기할 때 쌍따옴표(큰따옴표)를 주로 사용한다. 미소지니(misogyny·'여성혐오'로 번역됨)의 대응어로써 '남성혐오'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유명무실의 말도 안 되는 단어이기 때문"(d***_**_****)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의 '남성혐오 사과'에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넣자는 움직임도 있다. 일부 누리꾼은 과거 '대한민국 출산지도'와 '어린이를 악마화'하는 포스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행정안전부의 '남성혐오 사과'에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넣자는 움직임도 있다. 일부 누리꾼은 과거 '대한민국 출산지도'와 '어린이를 악마화'하는 포스터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공유하고 있다. 트위터 캡처

그 외에도 '국민신문고'를 통해 행안부에 민원을 넣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동시에 행안부가 과거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만들었다가 취소했고, 최근엔 '어린이들이 민식이법을 악용하고 있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만들었다가 삭제한 사실을 공유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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