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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들의 죽음에 빚지기 전 바로잡아야 할 '중간착취'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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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들의 죽음에 빚지기 전 바로잡아야 할 '중간착취'의 현실

입력
2021.08.12 13:4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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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앞에서 한 택배 노동자가 집하작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은 코로나19와 폭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뉴스1

연일 폭염이 이어지던 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나진상가 앞에서 한 택배 노동자가 집하작업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 온라인 주문이 폭증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은 코로나19와 폭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뉴스1

다단계 하도급 관행이 뿌리 깊은 건설업계에서는 중간착취, 즉 '똥 떼기'가 공공연한 관행이 돼 있다. 최기영(가명)씨도 똥 떼기의 피해자다. 그의 일당은 13만 원이지만 실제 근로계약서에는 20만 원으로 돼 있다. 그를 데리고 다니며 전기 작업을 하는 팀장이 팀원들로부터 매일 7만 원씩 떼어간다. 건설업계에서는 팀원 대여섯 명을 기준으로 팀장이 한 달에 1,000만~2,000만 원을 똥 떼기로 가져가는 게 보통이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는 노동자 100명을 인터뷰해 일부 사회 구성원이 다른 사회 구성원을 착취하는 간접고용의 폐해를 파헤친 책이다. 원청과 용역·파견 업체가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지옥도(地獄圖)'를 펼쳐 보인 한국일보 마이너리티팀의 동명의 기획 연재 기사가 바탕이 됐다. 다단계 원·하청 구조의 노동 환경에서 340만 명이 넘는 전국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숙련도는 화폐 가치로 환산되지 못하고 있다. 기사에 다 담지 못했던 노동자 100명의 목소리와 기자들의 취재기를 실었다.

오롯이 노동자들의 중간착취 문제에만 현미경을 댄 보도에 사회적 관심이 쏟아졌지만 공고한 착취 구조의 균열은 크지 않았다. 책에는 착취의 사슬을 끊을 법과 제도를 위해 저자들이 국회와 정부를 찾아간 '입법 로비' 과정도 함께 담겼다.

중간착취의 지옥도·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지음·글항아리 발행·280쪽·1만5,000원

중간착취의 지옥도·남보라 박주희 전혼잎 지음·글항아리 발행·280쪽·1만5,000원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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