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휴게시간, 근로시간 아냐" 사실상 패소?
항소심서 반전 “실질적 휴식 보장 안 됐다”
대법원도 경비원 손 들어줘…다만 이자는↓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직 경비원들이 7억원 상당의 추가 임금을 받게 됐다. 휴게시간에 근무한 것만큼에 해당하는 보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A씨 등 압구정 현대아파트 퇴직 경비원 30명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총 7억5,1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1인당 1,000만~3,600만 원에 해당하는 임금이다.
A씨 등은 2017년 3월 “하루 6시간으로 정해진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며 노동청에 진정을 냈고, 이듬해 2월 소송도 냈다. 그 사이 아파트 측에선 경비원 고용 방식을 직접 고용에서 간접 고용으로 전환, 이들은 해고됐다.
A씨 등은 휴게시간을 포함해 수시로 무전 지시를 받으면서 택배 보관, 재활용품 분리수거, 주차 관리 업무 등의 근무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경비원은 격일로 1일 18시간 근무를 했지만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으며, 매월 2시간씩 이수한 법정교육에 대해서도 입금 지급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1심과 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경비원들이 휴게시간에도 일한 사실이 일부 인정되지만, 그 빈도가 낮다는 등의 이유에서 “휴게시간이 실질적인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일부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주장과 법정교육 중 일부(매월 20분)를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약 1,4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항소심은 경비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실질적 휴식과 자유로운 시간 이용이 보장되지 않은 채 입주자대표회의의 지휘·감독을 받았기 때문에 (6시간 휴게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법정교육 당시에 업무 관련 지시사항을 전달받는 등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기에 2시간 모두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비일지 등에 따르면 휴게시간과 근무시간의 구분 없이 근무내역이 기록돼있고, 통상적인 식사시간에도 계단·복도·옥상 순찰, 정화조 청소, 단지 내 취약지역 보도순찰 등의 업무기록이 다수 발견된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항소심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임금체불시 적용되는 지연이자(연 20%)를 경비원들의 소송 제기 직후인 2018년 3월부터 적용했던 항소심과 달리, 대법원은 항소심 선고가 있었던 지난 3월부터 계산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로서는 이자 부담 정도를 덜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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