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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방심위원장에... 누적 안건 16만 건 '큰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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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전 KBS 사장, 방심위원장에... 누적 안건 16만 건 '큰 산'

입력
2021.08.09 17:31
수정
2021.08.10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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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선출?
위원 선임 때 야당 반대 잡음도

정연주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취임사를 말하고 있다. 방심위 제공

정연주 제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취임사를 말하고 있다. 방심위 제공

정연주 전 KBS 사장이 5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새 위원장으로 9일 선출됐다. 6개월 만의 지각 선임이다. 새 위원회 구성 등을 두고 여야가 지난 1월 29일 4기 위원회 임기 만료 후 정치 공방을 벌이다 이달 6일에야 뒤늦게 9인의 위원회를 꾸리면서 5기 방심위가 늦게 출범했다. 새 위원회는 제 궤도에 오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심위가 반년 동안 '개점 휴업' 상태였기 때문이다.

방심위원 9명은 이날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호선으로 정 위원장을 비롯해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과 황성욱 변호사를 각각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으로 선출했다. 방심위원장 선출은 전원 합의 추대로 이뤄진다.

정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위원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출범되기까지 6개월의 공백이 있었다. 그 공백으로 인해 여러 사회적 대가를 치르게 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먼저 사과했다.

정 위원장은 "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알고 있다"며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내는 일에 위원회 분들이 큰 역할을 해줄 것이고, 전 밖으로부터의 그 어떤 압력도 막아 내겠다"고 말했다.

또 "방송과 정보통신의 규범들이 규정한 책무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행여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도 있는 규제 만능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늘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뿌리"라며 "그러나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거짓과 편파, 왜곡을 일삼는 행위에 대해선 방송과 정보통신 법령과 기준으로 주어진 책무를 주저함 없이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언론계 대표적 민주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유신정권 시절 동아일보 해직기자 출신으로, 한겨레신문에서 일한 뒤 KBS 사장을 지냈다. 이후 건양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한겨레 논설위원으로 재직 때엔 외국 국적자의 병역면제를 비판해놓고, 자신의 두 아들도 미국 국적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방심위원은 대통령과 국회의장(국회의장 1명, 여야 원내대표 각 1명), 국회 과방위(여당 1명, 야당 2명)가 각 3명씩 추천한다. 이 과정에서 야당이 당 몫 위원 2명 추천을 거부하면서 5기 구성이 미뤄졌다. 정 위원장 선임은 지난달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방심위 위원으로 위촉할 때부터 예상됐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일었다. 당시 야당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친여 인사로 언론을 장악하려는 의도"라며 정 전 KBS 사장 방심위원 위촉에 반발했다.

5기 방심위원은 김우석 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이사, 옥시찬 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이상휘 세명대 교수,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됐다.

5기 방심위는 법정 소관 직무인 20대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 등을 비롯해 방송 통신 및 '골든 타임'이 생명인 디지털 성범죄 정보 심의 안건 처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1일 기준 쌓여있는 심의 안건은 방송·통신·디지털성범죄 관련 16만 9,835건에 달한다. 방심위 관계자는 "6개월 간 심의 못한 안건들이 많아 SBS '조선구마사' 제작 중단 사태나 MBC 도쿄올림픽 중계 사고 등을 당장 처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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