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경영난에 빠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 혹한기가 폭염 속에서도 끝나지 않고 있다. 2분기 수백억 원대 적자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기대했던 3분기 실적 반등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8일 국토교통부, 한국항공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국내 LCC 업체가 수송한 국제선 탑승자는 2만2,596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435명)보다 2.4배가량 증가한 규모지만, 코로나19 발병 전인 2019년 같은 기간(308만1,615명)과 비교하면 10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여름 성수기를 통째 날렸던 LCC 업체들은 올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노선 운항 재개를 고대해왔다. 정부도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국가들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실제 해외여행에 나선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인천~사이판’ 노선의 트래블 버블 첫 항공편에는 6명만이 탑승했다. 이달 5일 운항을 재개한 ‘인천~괌’ 노선 운항편 탑승객도 61명에 불과했다. 한 달가량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000명 이상 나오면서, 해외여행 수요까지 급감한 것이다.
반면 국내 여행객은 급증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8일까지 국내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증가한 521만1,745명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도 30.5% 많은 것이다. 하지만 LCC 업체들은 이를 그다지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다. 수익의 대부분은 해외노선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LCC 업체 대부분은 올해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2분기 76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해보다 실적이 10% 더 악화될 전망이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역시 각각 562억 원, 390억 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여기에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 해외 여행객이 늘지 않는다면, 3분기에도 대규모 적자 경영이 불가피하다.
LCC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여름 성수기를 ‘개점휴업’ 상태로 보냈는데, 오매불망 기다렸던 올여름 휴가철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대형항공사처럼 화물 수송을 대폭 늘릴 수도 없어 올해도 실적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각각 1,122억 원, 23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화물 운임과 물동량 증가 덕분이다. 최근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의 ‘홍콩∼북미’ 노선 항공 화물운임은 1㎏당 전년 동월 대비 49% 이상 증가한 8.48달러를 기록, 지난해 최고가(7.73달러)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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