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통보 뒤 다른 남자 만남에 격분
살아 있는 상태에서 땅에 묻어 살해
헤어진 여자 친구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 것에 격분해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암매장 한 20대 탈북남성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 김영민)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및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5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10년 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및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명령했다.
A씨의 살인 범죄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친구 B씨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6일 오전 경기 광명시 C씨 주거지에서 C씨를 때려 기절시킨 뒤 강원 춘천시 B씨 집으로 데려가 감금했다가 이튿날 오전 C씨의 목을 졸라 재차 기절시키고 경기 양평군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C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경찰 조사결과 A씨와 C씨는 2019년 2월부터 연인 사이로 지내다가 사건 발생 보름 전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별을 통보한 C씨가 다른 남성을 만나는 것에 격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 B씨는 A씨로부터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을 받은 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15년에, C씨는 2018년에 각각 탈북한 뒤 국내에 정착하면서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씨는 피해자를 감금·성폭행하고 목 졸라 기절시킨 뒤 피해자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땅에 묻어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결국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생명을 빼앗겼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동기, 수법, 범행 후 정황 등을 보면 A씨의 죄책은 매우 무겁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한 차례 벌금형 외에 다른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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