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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서면 머리가 ‘핑’… 기온 1도 오르면 저혈압 1.1% 증가

입력
2021.08.08 19: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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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혈압 떨어지면 실신하기도
8월 저혈압 환자, 2월보다 2배 이상

여름철에는 저혈압 환자가 늘어나는데 특히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환자가 1.1% 정도 증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여름철에는 저혈압 환자가 늘어나는데 특히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환자가 1.1% 정도 증가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연일 찜통 더위다. 계속된 무더위로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량이 줄어 머리가 핑 도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저혈압 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2015~2019년 저혈압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을 분석한 결과, 여름철인 7~8월에 가장 많았다. 2019년의 경우 8월 저혈압 환자는 5,756명으로 2월(2,713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기온이 1도 오르면 저혈압 환자가 1.1%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13만2,097건의 저혈압 환자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대상 환자가 병원을 찾은 날을 기준으로 1주일 동안 평균 온도 변화를 살피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특히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수축기(최고) 혈압이 20㎜Hg 이상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은 어지럽고, 심하면 의식을 잃고 쓰러질 수도 있다.

◇혈압이 90/60㎜Hg 미만으로 떨어지면 저혈압

저혈압은 수축기(최고) 혈압이 90㎜Hg, 이완기(최저) 혈압이 60㎜Hg 이하로 떨어질 때를 말한다. 저혈압의 대표적인 증상은 어지러움이다. 뇌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순간적으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 실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두통, 피로, 무기력, 집중력 감소, 이명, 소화불량, 구역감, 식욕 감퇴, 시력장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저혈압은 대개 키가 작고 마른 사람, 특히 젊은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간혹 자율신경계 이상이 있는 중년 비만 여성에게도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 약을 먹는 사람도 저혈압 고위험군이다. 전립선비대증 약 가운데 ‘알파차단제’는 고혈압 약 성분이 포함돼 있어 전립선 근육뿐만 아니라 혈관까지 이완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여름철에 저혈압 환자가 많이 생기는 것은 우리 몸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고 땀을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다. 이때 수분이 줄고 혈액 흐름이 약해지면서 혈압이 낮아진다.

강시혁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날이 더워지면 혈관이 열을 최대한 방출하기 위해 표면적을 넓히고, 땀을 흘리면서 혈액 속 수분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 땀샘을 통해 배출된다”고 했다.

건강한 사람도 갑자기 일어나면 혈압이 떨어질 수 있지만 자율신경계가 적절히 반응하기에 금방 회복된다. 그러나 기립성 저혈압 환자는 자율신경계에 장애가 있어 갑자기 떨어진 혈압으로 심한 어지럼증을 겪고, 때로는 의식을 잃어 2차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저혈압이 생기면 자주 피로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이 든다. 얼굴이 창백하고 어깨가 아프거나 손발이 잘 저리고 식욕이 없고 구역질이 난다. 때로는 머리나 목 뒤가 당기고 아프며, 정신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모두 혈압이 낮은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기립성 저혈압은 평소 이뇨제나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오래 복용하고 있거나, 당뇨병ㆍ파킨슨병 같은 신경병증, 저혈압 가족력이 있으면 발생하기 더 쉽다”고 했다.

전립성비대증 치료제 중 알파차단제는 혈압을 떨어뜨리는 성분이 있어 이 약을 복용하는 전립성비대증 환자는 유의해야 한다.

60대 이상 고령층은 혈관과 심장 기능이 떨어져 뇌에 피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자세를 구부리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면 기립성 저혈압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물 자주 마시고, 유산소 운동이 좋아

저혈압을 일으키는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 생활 습관만 개선해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여름에는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 대신 맥주, 막걸리, 아이스 커피를 자주 마시는 것도 소변량이 늘어나므로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다. 저혈압이 생길 수 있는 이뇨제와 혈관확장제, 안정제 등을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 혈액 생성과 순환을 돕도록 한다. 김민석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고, 좋은 식습관을 가지는 것만으로 저혈압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유산소 운동이 혈관을 튼튼하게 만들어 저혈압에 시달리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다만 여름철엔 탈수가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운동은 되도록 실내에서 하는 것이 좋다.

변정익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실내 자전거 타기 운동처럼 하지 근육 수축을 늘리거나, 다리를 꼬고 일어나기, 다리 근육 수축하기, 스쿼팅 등도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면 아침에 잠자리에서 몸을 일으킬 때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는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서 일어나는 것이 좋다. 머리를 15~20도 이상 올린 상태로 잠을 잔다. 이런 자세는 이른 아침에 저혈압 증세가 잘 나타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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