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늘면서 '홈퍼니싱' 시장 커졌는데, '가격 인하' 나서
업계 "노재팬 운동 여파로 2019년부터 휘청"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이 생활용품 가격을 인하한다. 일시적인 ‘할인’이 아닌 ‘가격 재조정’이다. 무인양품은 생산, 유통과정 비용을 줄여 가격을 내린다고 밝혔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 해석은 다르다. 노재팬(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으로 2년 연속 매출이 하락하면서 나온 무인양품의 궁여지책이란 시각이다. 무인양품 지분은 일본 양품계획(60%)과 롯데상사(40%)가 보유하고 있다.
무인양품은 올해 가을·겨울 시즌에 걸쳐 ‘더 좋은 가격, 늘 좋은 가격’을 테마로 총 825개의 제품 가격을 하향 조정한다고 6일 밝혔다. 의복·잡화 40개 시리즈, 생활잡화 75개 시리즈, 식품 4개 시리즈 등 의식주 기본용품이 그 대상이다. 할인 폭은 최대 63%에 달한다. △깃털 베개(1만4,900원→9,900원) △면 파일 보들보들한 페이스 타월 오프(9,900원→4,900원) △남녀 인도면 저지 티셔츠(1만1,900원→9,900원) △남녀 워싱 옥스포드 버튼다운 셔츠(3만4,900원→2만9,900원) △소포장 과자 시리즈 80g(1,900원→1,500원) 등이 대표적인 가격 재조정 상품이다.
무인양품은 생산과 유통 비용을 줄였다고 설명한다. 불필요한 부분을 최대한 덜어내고, 적절한 소재 선정과 함께 원가 절감으로 가격 인하에 나섰다는 것이다. 전대환 무인양품 영업기획팀 팀장은 “창립 이래 변함없이 지켜온 생산과정의 간소화·소재의 선택·포장의 간략화라는 3가지 기본원칙을 통해 더 좋은 가격을 실현시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재팬' 운동의 타격으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2019년부터 시작된 불매운동으로 실적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홈퍼니싱 시장 1위를 지켰던 무인양품 매출은 △2018년 1,378억 원 △2019년 1,243억 원 △2020년 1~8월 627억 원으로 하향세다.
특히 2019년부터는 적자 행진이다. 2019년에는 71억 원, 2020년 1~8월에는 117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콕이 늘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무인양품이 대대적인 할인 세일도 아니고, 제품 가격 자체를 내렸다는 건 다른 방법이 없을 정도로 급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무인양품의 자리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가 빠르게 꿰차고 있다. 매출도 2018년 2,300억 원, 2019년 2,400억 원, 2020년 2,500억 원으로 성장세이고, 코로나19인 상황에서도 매장 수를 늘렸다. 2019년 174개이던 자주 오프라인 매장 수는 2021년 216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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