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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입맛 잡은 비비고 김치 마케터 3인방… "경쟁자는 부모님표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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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입맛 잡은 비비고 김치 마케터 3인방… "경쟁자는 부모님표 김치"

입력
2021.08.04 17:30
수정
2021.08.04 18:43
18면
0 0

김해인·이현지·허예지 마케터 서면 인터뷰
비비고 김치 5년 만에 점유율 40% 끌어올린 비결
"MZ세대 취향 맞춘 '별미김치' 매출 효과 톡톡"

방송인 김나영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노필터티비'를 통해 '비비고 김치'를 활용한 '김치치즈 프라이즈' 요리를 선보였다. 튀긴 감자 위에 김치소스를 얹어 만드는 이색 메뉴다.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방송인 김나영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노필터티비'를 통해 '비비고 김치'를 활용한 '김치치즈 프라이즈' 요리를 선보였다. 튀긴 감자 위에 김치소스를 얹어 만드는 이색 메뉴다.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감자튀김에 김치소스를 얹은 '김치치즈 프라이즈', 시판용 냉면육수와 김치로 만든 열무국수. 지난달 14일 방송인 김나영의 유튜브 채널 '노필터티비'에 등장한 이 요리들은 비비고 김치를 활용했다. 일상 속 '김치 모멘트'(moment)라는 주제로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에게 비비고 김치 제품을 소개하는 일종의 온라인 마케팅이다.

'주부의 전유물'이었던 김치를 트렌디한 음식으로 각인해 MZ세대 수요까지 끌어내겠다는 게 CJ제일제당의 전략이다. 시장에선 전략이 통하고 있다. 비비고 김치는 출시 5년 만에 시장 점유율은 40%대로, 주 구입자 중 2030세대 비중은 60%까지 끌어올렸다. MZ세대가 김치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한 셈이다.

비비고 김치를 상품화하고 마케팅을 기획한 건 MZ세대 3인방인 김해인(32)·이현지(33)·허예지(30) 마케터다. 이들은 3일 서면 인터뷰에서 "MZ세대는 남들이 다 사는 김치가 아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맞춤형 김치'를 선호한다"며 "M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기획·마케팅하는 게 차별화 포인트"라고 밝혔다.

포장김치 시장, 성공의 키는 'MZ세대'

비비고 김치를 상품화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는 이현지(왼쪽부터), 김해인, 허예지 마케터. 모두 30대 초반 MZ세대다. CJ제일제당 제공

비비고 김치를 상품화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는 이현지(왼쪽부터), 김해인, 허예지 마케터. 모두 30대 초반 MZ세대다. CJ제일제당 제공

김장하는 인구가 줄면서 미취학자녀가구, 초등자녀가구 중심으로 포장김치 수요가 늘고, 독립가구는 김치를 반찬을 넘어 요리 재료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허예지 마케터는 "김치는 소비자들이 한 번 정착한 제품만 계속 구입하는 경향이 짙어 취향을 바꾸는 것이 유독 어렵다"며 "MZ세대 등 신규 소비자층을 발굴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비비고 김치가 젊은 세대에게 통했던 비결로 '별미김치' 카테고리를 꼽았다. 보쌈김치, 어린이백김치, 김치볶음 등 다양한 재료와 맛으로 종류를 다양화한 게 수요 창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김해인 마케터는 "취식의 편의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욕구가 커지면서 가구 특성과 개인 취향에 맞춰 별미김치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1, 2인 가구를 위한 소용량, 편의형 제품도 수요를 끌어냈다. 지난해 소포장 제품들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젊은 소비자의 특성에 맞춘 온라인 마케팅 확대도 성공적인 차별화 전략이었다. 김치의 우수성과 기술력, 품질을 내세우는 대신 소비자들이 김치를 맛있다고 느끼는 순간에 집중했다. 이현지 마케터는 "비비고 김치는 사계절 내내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치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마케터들은 비비고 김치의 사계절 스토리를 담은 영상 광고를 내보내고, MZ세대가 자주 찾는 온라인몰과 연계해 '지금이 제철'이라는 월간 웹매거진도 발행한다. 온라인 전용 대용량 상품을 선보였고 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로 유통 판로도 확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별미김치' 대표 제품 이미지.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별미김치' 대표 제품 이미지. CJ제일제당 제공

이들에게 가장 큰 경쟁자는 1위 업체인 대상의 '종가집'이 아닌 '부모님이 담근 김장김치'다. 김 마케터는 "어머니께서 평소 텃밭에 심은 배추와 고추로 직접 김치를 담그셨는데, 비비고 김치를 선물한 후로는 사드시기 시작했다"며 "매년 김장철이면 포장김치 수요가 줄기 마련인데 가장 큰 경쟁자를 이길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부모님들을 '김장지옥'에서 탈출시킬 선물도 기획 중이다. 허 마케터는 "지난해 자녀들이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의미로 선물할 수 있는 포기김치 대용량 제품을 판매했는데 반응이 좋았다"며 "올해도 김장김치 대체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이색 프로모션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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