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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실험실서 코로나 유출"…中이 새로 지목한 바이러스 진원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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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 실험실서 코로나 유출"…中이 새로 지목한 바이러스 진원지는

입력
2021.08.04 14:15
수정
2021.08.04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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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UNC 실험실 코로나 유출 의혹 제기]
①2018년에만 43건, 지속적 바이러스 유출??
②中 공동연구 교수, 배신하고 中 저격수로
③美 "우한 연구소 대규모 공사" 의혹에 맞불
④"코로나 재조사 중단" 中 온라인 청원 폭증

랄프 배릭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대학의 생물실험실을 이끌고 있다. 한때 중국과 코로나바이러스를 공동연구하며 사이가 좋던 그가 우한 연구소를 바이러스 유출의 진원지로 지목하며 저격수로 나서자 중국은 "미 정치권과 야합했다"며 그를 공격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캡처

랄프 배릭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 대학의 생물실험실을 이끌고 있다. 한때 중국과 코로나바이러스를 공동연구하며 사이가 좋던 그가 우한 연구소를 바이러스 유출의 진원지로 지목하며 저격수로 나서자 중국은 "미 정치권과 야합했다"며 그를 공격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캡처


중국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생물실험실(UNCBL)’을 코로나바이러스 유출의 또 다른 진원지로 지목했다. 미국을 공격할 새로운 타깃이다. 양국은 그간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와 미 육군 산하 포트 데트릭 생물실험실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며 바이러스 확산의 책임을 서로 떠넘겨 왔다. 일단 중국이 카드를 한 장 더 확보하면서 양측의 공방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①바이러스 유출 사고 끊이지 않아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합뉴스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연합뉴스


중국 환구시보는 4일 “코로나 기원을 밝히려면 미국의 포트 데트릭 외에 UNCBL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배양, 변형, 재생, 증폭시키는 실험을 진행하는 곳인데도 안전대책이 형편없다는 이유에서다.

대학이 발행한 연보를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르면 UNCBL의 바이러스 유출 사고는 2012년 8건에서 12건(2013년), 13건(2014년), 14건(2015년)으로 매년 늘었다. 2016년 8건으로 감소했지만 2017년 42건, 2018년 43건으로 다시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를 주입한 실험용 동물이 도망쳤다가 잡혀오는가 하면, 바이러스를 담은 용기가 바닥에 떨어져 엎어지는 바람에 연구원들이 검사를 받고, 심지어 감염된 쥐가 연구원의 장갑을 물어뜯어 손가락을 다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대학 측은 “체온 등 이상증세가 없어 연구원들을 격리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②전문가 아닌 비열한 소인배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치를 보여주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수치를 보여주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비난의 화살은 UNCBL을 이끈 랄프 배릭 교수에게 집중됐다. 유행병학, 미생물학, 면역학 전문가인 그는 2015년 우한 바이러스연구소와 공동작업을 했다. 당시 중국은 윈난성 박쥐에서 채취한 코로나바이러스 샘플을 제공하며 실험을 도왔다.

하지만 배릭 교수가 이후 변절했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2018년부터 제약사와 손잡고 항균 치료제를 개발해왔는데 이 기술이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이 백신을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경로를 밝히려면 중국 우한 연구소 조사가 필요하다”고 의혹을 제기한 학술지 논문에도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환구시보는 “배릭 교수는 중국 책임론을 부각시켜온 미 정치권의 비위를 맞추는 데 급급했다”며 “저명한 전문가가 아니라 비열한 소인배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③中, 우한 연구소 물고 늘어지는 美에 맞불

미국 하원 코로나19 위기 조사 특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6월 29일 의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우한 기원설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하원 코로나19 위기 조사 특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6월 29일 의회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우한 기원설을 주제로 포럼을 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2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는 의회 보고서를 인용 “우한 바이러스연구소가 2019년 코로나 발생 불과 수개월 전에 위험 폐기물 처리 시설 대규모 개ㆍ보수를 위한 입찰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가동 2년도 안된 시설을 뜯어고치는 건 이례적이다. 미국이 코로나 기원 규명을 위한 우한 현지 재조사를 요구하며 중국을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연구소에 대한 의혹이 늘어난 셈이다. 9월 공개될 예정인 해당 보고서에는 “우한 연구원들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조작했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중국이 하루 만에 UNCLB를 공론화한 건 미국의 공세에 대한 맞불 차원이다. 배릭 교수가 “우한 연구소에서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도 좋은 운이 곧 다할 것”이라며 중국의 바이러스 유출을 기정사실화 해온 영향도 컸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의 거듭된 ‘우한 실험실 유출 의혹’에 “정치적 조작이자 완전한 날조”라며 “비열한 행위에 결연히 반대하며 강력 규탄한다”고 반박했다.

④WHO 압박 여론몰이

코로나19 기원 규명을 위한 현장조사에 나선 WHO 전문가팀이 1월 30일 중국 우한 진인탄 병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처음 치료한 곳이다. 우한=AFP 연합뉴스

코로나19 기원 규명을 위한 현장조사에 나선 WHO 전문가팀이 1월 30일 중국 우한 진인탄 병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 확진자를 처음 치료한 곳이다. 우한=AFP 연합뉴스


이 같은 역공에도 불구하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지난달 15일 “코로나 기원 2차 조사 대상에 우한 연구소를 포함해야 한다”고 입장을 바꾼 이후 중국은 수세에 몰려 있다. 이에 여론전으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중국은 100개국의 300여 개 정당, 시민단체, 싱크탱크 명의로 WHO 사무총장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코로나 기원 재조사에 반대한다”고 압박했다.

중국은 국내 반미 열기도 부추기고 있다. “미 포트 데트릭 연구소부터 조사하자”는 내용이 담긴 온라인 청원은 지난달 18일 시작 이후 서명자가 2,500만 명을 넘어섰다. 쩡광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수석과학자는 “저들이 숨기려 할수록 우리는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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