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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불량 탄약통' 납품받고도 몰랐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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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년간 '불량 탄약통' 납품받고도 몰랐던 軍

입력
2021.08.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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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결과

감사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감사원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군이 1973년 국방규격이 제정된 뒤 무려 48년 동안 규격과 다르게 제작된 탄약지환통(탄약통)을 납품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핵심 군수물자인 탄약이 외부 충격 등에 의한 부식을 막아주지 못하는 ‘불량 탄약통’에 담겨 관리된 것이다.

감사원이 3일 공개한 ‘탄약 조달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총 58건의 완성탄 구매계약을 통해 방위사업청(방사청)에 납품된 탄약통 191만1,753개(94억 원)가 규격에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약통은 여러 겹의 종이와 아스팔트를 겹쳐 만든 탄약 보관ㆍ포장 용기로 외부 충격이나 습기로부터 탄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국방규격에는 탄약통을 알루미늄 포일 1개층, 이중 크라프트지 2장, 아스팔트 크라프트지 1장, 아스팔트 6개층 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방사청이 납품받은 탄약통 5종의 품질을 검사해보니 모든 제품에서 이중 크라프트지가 1장 혹은 2장 모두 일반 판지로 대체돼 있는 등 규격과 다르게 제조됐다. 심지어 1973년 국방규격 제정 뒤 이번 감사까지 군에 납품한 모든 탄약통이 규격에서 벗어난 사례도 있었다.

탄약통을 납품받은 완성탄 업체와 국방기술품질원의 부실 검증도 불량 탄약통이 장기간 일선 부대에 공급된 원인으로 꼽힌다. 방사청과 구매계약을 맺은 완성탄 업체 4곳은 탄약통 제조업체의 국방규격 부합 여부 검증을 소홀히 한 채 국방기술품질원에 품질보증계획서를 제출했고, 품질원 측은 이들이 낸 보증서를 그대로 승인하는 관행을 되풀이했다.

감사원은 완성탄 업체들이 지난 5년간 납품한 물량에 대해 대체 납품 조치를 요구하고, 국방규격 위반 제품을 납품한 업체에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방사청에 통보했다. 국방기술품질원에도 품질 보증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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