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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엔 내린다더니... '또 최고치' 7월 물가에 인플레 공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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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엔 내린다더니... '또 최고치' 7월 물가에 인플레 공포 확산

입력
2021.08.03 18: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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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전망과 달리 7월 소비자물가지수 2.6% 상승
하반기 물가 불안요인 더 많아, 인플레 우려 커져
정부 "일시적" 입장 유지 속 대책 마련 분주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마늘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마늘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하자 '인플레이션 공포'가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하반기 안정세로 접어들 거란 정부 전망과 달리 원자재·식재료 등 모든 물가가 뛰면서, 물가 변동성은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특히 다음 달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석 등 물가를 자극할 여려 요소가 있어, 하반기 물가는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안정된다더니... 하반기 첫 달 2.6%로 또 최고치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오른 107.61(2015년=100)을 기록했다. 4월(2.3%) 이후 넉 달 연속 2%대 상승률로, 9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지난 5월(2.6%)과 같은 수준이다.

지난달 2.4% 상승률로 숨 고르기를 하며 안정세를 찾을 것 같았던 물가가 하반기 첫 달인 7월 다시 최고치를 기록하자, 물가 상승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과 5월의 2%대 물가 상승률이 코로나19에 따른 '기저효과'로 깜짝 증가세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어긋나고 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물론 원자재, 서비스 등 모든 분야 물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면서 7월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돼, 공포감을 더 키우고 있다.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정부 기대와 달리 물가 상승률이 더 가팔라지고 있는 셈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석유류·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이 전체 소비자물가를 2.39%포인트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재난지원금 지급과 추석 농축수산품 수요 증가 등 물가를 자극할 요인이 많은 것도, 하반기 물가 안정화 기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 치솟은 국제곡물가격이 통상 3~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먹거리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석유류를 뺀 근원물가지수마저 계속 올라 물가 상승세가 이미 궤도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7월 근원물가지수는 1.7% 올라 2017년 8월(1.8%)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세진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민생품목에 세율을 인하하는 등 인플레이션 충격을 막기 위한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일시적" 입장 유지 속 대책 마련 '분주'

하지만 정부는 물가 상승은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물가 상승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둔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은 올해 2월 16.2%에서 9.6%로 하락 추세이긴 하다.

지난해 2분기 물가상승률이 이례적으로 낮아서 발생한 기저효과도 하반기부턴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물가상승률은 ?0.1%, 3분기 0.6%, 4분기는 0.4%였다.

정부 관계자는 "농축수산물은 오름세가 둔화하고 석유류 오름세도 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저효과도 완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물가 상승률은 2분기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른 7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정부도 내심 당황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서민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모습을 보이자, 다음 달까지 계란 2억 개를 수입하는 등 농축수산품 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농축수산물 물가수준이 여전히 높고 지속되는 폭염과 태풍 피해 등 추가 상승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추석 전까지 안정시키기 위해 선제적으로 성수품 공급 규모를 늘리고 조기 공급, 수입물량 확대 등 가용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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