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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숨겨진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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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숨겨진 묘수

입력
2021.08.04 04: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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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신진서9단 백 박정환9단 패자조 결승<5>

5보

5보


9도

9도


10도

10도

바둑은 대국자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중앙 전투가 승부를 크게 좌우한다. 귀나 변에서 일어나는 형태들은 많은 대국과 정석, 맥점 등의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머릿속에서 패턴화가 가능한 반면, 중앙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사실상 패턴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이 가진 수읽기 능력만을 활용해 이득을 봐야 하기 때문에 가장 난이도 있는 영역이다. 이 대국에서 두 기사 역시 중앙이 승부처임을 직감한 듯 남은 생각시간을 모두 소비하는 모습이다.

박정환 9단은 백3으로 한 칸 뛰어 중앙 백돌 두 점의 연결을 확보해 놓는다. 신진서 9단 역시 흑6의 단수를 통해 좌변을 안정시키는 모습. 백이 백7로 좌하귀를 보강했을 때 놓인 흑8은 일견 당연해 보이는 한 수. 그러나 인공지능은 9도 흑1의 자리가 ‘0.3집’ 더 낫다고 이야기한다. 흑7까지 두어지는 수순이 쌍방최선이라는 설명. 바둑은 승패가 반집 단위로 끊어지기 때문에 이런 계산이 의미 없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자신만의 수읽기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 승부에는 더 도움 될 것이다. 실전 흑14까지 형세는 여전히 미세한 가운데, 백15는 더 좋은 수가 있었다. 10도 백5로 붙이는 것이 끝내기의 묘수. 흑6으로 받을 때 백7로 실전보다 집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실전에 박정환 9단은 이 수를 못본 채 지나쳤고, 흑16이 놓여지자 형세는 반집승부로 돌변한다.

정두호 프로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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