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증권사서 1조8,017억 원 모아
카뱅 첫날 증거금 15% 수준 불과
높은 공모가 개미 진입장벽 높인 듯
'배틀 그라운드'를 개발한 게임 업체 크래프톤이 공모주 일반 청약 첫날 증거금 1조8,000억 원을 모았다. 여러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대어급' 공모주였지만, 높은 공모가가 흥행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3개 증권사를 통해 진행된 크래프톤 일반 청약에 총 13만2,900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3개 증권사의 통합 경쟁률은 2.79대 1로, 이날 모인 청약 증거금은 총 1조8,017억 원이었다. 청약 물량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증권(36.8%)의 경쟁률이 3.75대 1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2.39대 1)과 삼성증권(2.04대 1)이 뒤를 이었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복수 증권사를 통한 중복 청약이 가능했다. 공모주 중복 청약이 금지된 지난 6월 20일 이전에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날 성적만 보면 다른 대어급 공모주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4월 사상 최대 증거금(81조 원)을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첫날 기록인 22조1,600억 원의 약 8% 수준에 그쳤을 뿐 아니라, 중복 청약이 불가능했던 카카오뱅크의 첫날 증거금(12조561억 원)과 비교해도 약 15% 수준으로 한참 못 미쳤다.
청약 첫날 투자자들 사이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높은 공모가(49만8,000원)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크래프톤 청약 최소단위인 10주에 필요한 증거금은 249만 원(증거금률 50%)으로, 앞서 카카오뱅크(19만5,000원)의 약 13배에 달한다. 만약 증권사 3곳에 모두 최소 청약 증거금을 넣을 경우 총 747만 원이 필요하다. 소액 투자자들로선 부담스러운 가격일 가능성이 높다.
크래프톤은 앞서 상장 추진 과정에서 희망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고평가' 논란에 시달렸다. 이에 당초 45만8,000~55만7,000원이던 희망 공모가를 40만~49만8,000원으로 내렸고, 최상단인 49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달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도 243대 1로 최근 인기 공모주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을 훌쩍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었다. 다만 공모 규모가 큰 탓에 단순 경쟁률 비교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크래프톤은 3일 오후 4시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오는 10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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