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중소기업 간 육아휴직률 격차 상당
여성 6명 중 1명은 육아휴직 6개월 미만으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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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육아휴직을 장려하고 있지만 직장을 다니는 남성 100명 중 육아휴직을 쓴 아빠는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아빠의 육아휴직률이 중소기업 아빠의 4배에 달하는 등 양극화도 뚜렷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5~2019년 아동가구 통계등록부’에 따르면 2019년 만 8세 이하 자녀를 키우는 상용직 부모 294만6,000명 중 24만9,000명(8.4%)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일하는 부모 100명 중 8명만 육아휴직을 썼다는 얘기다. 전년 대비 육아휴직 증가 인원은 2016년엔 1만5,000명이었으나 △2017년 6,000명 △2018년 9,000명 △2019년 5,000명으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달리 현실 속 남성 육아휴직은 여전히 먼 나라 이야기다. 2015년(0.5%)보단 늘었지만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률은 2.2%로 상당히 낮다. 가정 수입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남성이 실직의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육아휴직을 쓰는 게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반영하듯 육아휴직 후 돌아갈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남성일수록 육아휴직 비율이 낮았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남성의 2019년 육아휴직률(각 1.1%)은 대기업 재직자(2.4%)는 물론, 남성 평균에도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상대적으로 육아휴직을 쓰기 용이한 공무원 등 비영리기업 아빠의 육아휴직률은 4.3%로, 이들보다 네 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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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육아휴직률 역시 2015년 19.4%에서 18.5%까지 내려앉았다. 비영리기업이 24.8%로 제일 높고, △대기업(24.1%) △중소기업(12.4%) △소상공인(6.2%)이 뒤를 이었다.
육아휴직을 써도 상당수는 단기간 사용하는 데 그쳤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육아휴직을 쓴 여성 77만8,803명 중 15.6%가 총 6개월 미만의 육아휴직 기간을 가졌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출산휴가 3개월까지 쳐도 아이를 낳은 여성 6명 중 1명은 자녀가 돌 되기도 전에 복직했단 뜻이다. 이 기간 7~12개월의 육아휴직을 썼다는 이도 33.9%에 달했다.
이 같은 육아에 대한 부담과 치솟는 집값 등으로 저출산 문제는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 2019년 기준 만 18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아동가구)의 비율은 전체 2,088만1,000가구 중 23.3%에 그쳤다. 아동이 있는 가구가 4가구 중 1가구도 안 된다는 뜻이다. 아동가구 비율은 2015년 27.9%에서 △2016년 26.9% △2017년 25.8% △2018년 24.6% △2019년 23.3%로 매년 떨어지고 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좋은 제도를 마련해도 조직·사회 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뿌리내리기 어렵다"며 "육아휴직에 따른 인사상 불이익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동계·정부·기업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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