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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시계, 퇴행에서 미래로 돌려야

입력
2021.08.02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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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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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을 향해 대선 시계는 빠르게 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 시제에 머물고 있다. 여야 예비후보들의 과거 행적에 대한 검증도 물론 필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미래의 시간'이다.

단임제 대통령의 임기 5년은 매우 짧다. 당선 이후에 좌고우면할 시간조차 없다. 따라서 여야 후보들은 최소한 향후 20년의 국가 미래를 위해 5년 임기 동안 어떤 비전으로 무엇을 실행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경쟁 후보 흠 찾아내기 캠페인은 이쯤에서 자제해야 하며, 국가 미래에 대한 구상을 국민 앞에 내놓고 진검승부해야 한다.

최근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의하면, 20년 후인 2040년 노년 부양비(比), 즉 노동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년 인구 수가 약 65명에 이른다. 2020년 노년 부양비가 약 22명이었음에 비교하면, 무려 3배 더 높은 수치다. 현재 노동인구가 감당해야 할 노년 부양 능력이 향후 20년 동안 3배 더 늘어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큰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2021년에만 43조 원의 예산을 초저출산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투입했지만 역부족이다. 경제 침체, 일자리 부족, 부동산 정책 실패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출산의 의욕을 잃은 젊은 세대의 마음을 돌리기는 매우 힘들다. 결국 민간영역 생산 주체인 기업이 보다 스마트한 미래 산업을 설계해 추진하도록 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적으로 돕는 것 외에 노년 부양비 상승에 대비한 다른 해법이 없다.

1960년대 이후 우리 경제는 국가가 방향을 잡고 기업이 우직하게 실행하는 방식의 국가 주도 산업정책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21세기 지식산업 시대에 국가 주도 산업정책으로 20년 이내 3배의 경쟁력을 달성하는 것은 무리다. 기업이 앞장서고, 작은 정부가 뒤에서 돕는 것이 더 현실적으로 보인다.

다행히 대한민국은 미래 지식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ICT에 수월성을 갖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카카오, 쿠팡, 우아한형제들, 야놀자의 성공 사례들을 갖고 있다. 하이버(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위버스가 BTS와 테크놀로지를 접합해 미래형 콘텐츠 산업의 지평을 열었음도 흥미롭다. 바이오·환경 산업도 ICT와 결합해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충분한 저력을 갖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는 미래 기업의 혁신과 기업가 정신 문화의 함양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가격 단합, 불공정 M&A, 노사분쟁이 반(反)경쟁을 불러와 자유로운 경쟁과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방향에만 국한해 규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과잉 규제로 잠재적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 해외법인 설립에 눈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로 자리잡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이 기존의 정부 규제를 점진적으로 대치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중국·일본·EU의 자국 중심 산업정책의 틈바구니에서 우리 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효율적 방패막이를 해 주는 것도 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다. 산업 경쟁력이 국제정치를 압도하는 시기에, 이념보다 실리에 기반한 통상외교 정책은 우리 산업의 중요한 방패다.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미래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이제 대통령 후보들은 5년 임기 동안 3배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어떤 비전과 실행 방안으로 국가를 이끌어 갈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국민들도 이를 잘 듣고 판단해야 한다.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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