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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전 금메달' 손기정 가슴에 일장기 지운 3인, 이달의 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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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전 금메달' 손기정 가슴에 일장기 지운 3인, 이달의 독립운동가

입력
2021.07.30 11:37
수정
2021.07.30 14:00
0 0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일장기를 지운 사진(왼쪽)과 원본. 한국일보 자료사진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일장기를 지운 사진(왼쪽)과 원본. 한국일보 자료사진

85년 전 독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1위를 한 고(故) 손기정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태극전사들처럼 시상대에서 환호하지 못했다. 오히려 고개를 숙여야 했다. 가슴에 달린 일장기 때문이었다.

손기정이 올림픽 신기록(2시간 29분 19초)을 세운 1936년 8월 9일, 그에겐 조국이 없었다. 그는 일본 대표 자격으로 올림픽에 출전했다. 금메달 시상식에서 ‘기테이 손'이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호명됐다.

언론은 손기정의 가슴에 달린 일장기를 지웠다. 일장기 없는 그의 사진을 신문에 실었다. 불이익을 감수하고 일제 탄압에 맞선 것이었다.

국가보훈처는 30일 ‘일장기 말소 사건’의 주역인 여운형, 송진우, 이길용 선생을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왼쪽부터 송진우, 여운형, 이길용 선생. 국가보훈처 제공

왼쪽부터 송진우, 여운형, 이길용 선생. 국가보훈처 제공

여운형 선생이 사장으로 있던 ‘조선중앙일보’는 같은 해 8월 13일자 신문에 일장기 없는 손기정의 사진을 실었다. “조선의 청년이 세계를 재패했다”는 소식을 조국 잃은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동아일보 체육부장이었던 이길용 선생 역시 미술 담당인 이상범 기자와 함께 손기정 가슴의 일장기를 지웠다. 사진은 8월 25일자 동아일보에 실렸다.

조선총독부는 이길용 선생과 이상범 기자 등 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모진 고문과 구타를 당했고 기자직에서 면직됐다. 당시 동아일보 사장이었던 송진우 선생은 동아일보 정간 협박에 맞섰다. 반강제적 휴간을 선언한 조선중앙일보는 복간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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