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슨 "극장 독점 상영으로 계약했지만
스트리밍으로 관객 줄어 출연료에 타격"
디즈니 "계약 위반 사실 없다" 반박
월트디즈니에 출연료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한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지난해 2월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
최근 개봉한 영화 ‘블랙 위도우’의 주연을 맡은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월트디즈니에 소송을 제기했다. 디즈니가 극장 개봉과 동시에 영화를 자사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플러스’에 공개했는데, 이는 출연료 계약을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요한슨이 “디즈니가 출연 계약을 어겼다”며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요한슨은 극장 독점 상영을 조건으로 블랙 위도우 출연 계약을 맺었지만, 디즈니가 이를 무시하고 극장 개봉일이었던 지난 9일 디즈니플러스에도 작품을 공개했다는 것이다.
요한슨은 개봉과 동시에 영화가 스트리밍 플랫폼에 공개되면 자신의 출연료 수익이 떨어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요한슨의 출연료는 극장 흥행 성적에 따라 결정되는데, 영화가 디즈니플러스에 탑재되면서 극장을 찾는 관객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자신이 받게 될 출연료도 감소한다는 논리다.
계약 내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WSJ에 “동시 공개로 인해 요한슨이 5,000만달러(573억원) 이상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블랙 위도우는 개봉 첫 주 주말 북미 극장에서 8,000만달러(917억원)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는데, 같은 기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올린 매출도 6,000만달러(688억원)에 달했다.
디즈니 측은 계약 위반은 없었다며 요한슨의 주장을 반박했다. 디즈니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디즈니는 모든 계약을 준수했으며,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요한슨이 추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한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끔찍한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 슬프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극장 관객이 줄자 디즈니는 최근 영화관과 디즈니플러스에서 작품을 동시 공개하고 있는데, 이런 사정을 요한슨이 무시했단 것이다.
WSJ는 요한슨의 소송은 최근 변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디즈니뿐만 아니라 워너미디어나 NBC 유니버셜 등 대부분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은 “극장·스트리밍 서비스 동시 공개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배우들의 출연료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요한슨 소송이 문제 해결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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