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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인천공항 사장 "해외 진출 규제 풀어, 밖에서 돈 벌어오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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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인천공항 사장 "해외 진출 규제 풀어, 밖에서 돈 벌어오게 해야"

입력
2021.08.02 04:30
수정
2021.08.02 04:4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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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비대면 추세 적극 반영
문화·예술 소비하는 면세점 검토
"정규직 전환·직고용 작업 추진은
경쟁력 강화 초점 맞춰 진행할 것"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영종도 청사 5층 영접실에서 취임 6개월을 맞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영종도=서재훈 기자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영종도 청사 5층 영접실에서 취임 6개월을 맞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영종도=서재훈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국내 공기업 중에서도 제일 잘나가는 공기업이다. ‘단군 이래의 최대 국책사업’ 수식을 받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맞춰 개항한 인천국제공항 운영을 맡은 인천공항사는 2019년 기준 8,660억 원의 흑자를 낸 알짜 공기업이다. 숱한 공항 평가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면서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숨만 쉬고 있어도 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있었지만, 작년 초 본격화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올해 8,600억 원 적자가 예고돼 있다. 인천공항 20년 역사상 가장 힘든 계절이다. 혹한 복판에서 등판, 2일로 취임 6개월을 맞은 김경욱(55) 사장을 만나 그의 위기 탈출 전략을 들었다. 인터뷰는 지난달 28일 영종도 청사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델타 변이로 코로나19가 재확산, 사태의 끝이 안 보인다.

“변이가 지속해서 출현해도 백신 접종 증가에 따라 연내 집단면역이 달성되면 항공 수요도 함께 회복할 것으로 본다. 국제민항기구(ICAO)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의 여객 회복 시기를 2024년으로 전망했는데, 인천공항은 더 빠를 수 있다. 여객 회복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8,600억 원 흑자를 내다가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내게 됐는데, 묘수가 쉽지 않다.

“수익 사업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큰 손실 배경엔 여객 감소, 구체적으로는 이로 인한 면세점 사업자들의 부진, 그에 따른 임대료 감면이 있다. 인천공항 전체 수입(2019년 2조8,000억 원)의 40%(1조1,000억 원)가 면세점 사업에서 나왔다. 상업시설 임대 수익에 과도하게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편하지 못하고 대체 수익원을 만들지 못하면 항공기 이착륙료, 공항 이용료를 올려야 한다. 공항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꺼내기 힘든 카드다.”

-대체 수익원 발굴 작업 진행 상황은 어떤가.

“온라인과 비대면 등 변화를 반영하고 문화·예술을 함께 소비하는 혁신적인 면세점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이스라엘 국영기업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화물기 개조 사업을 유치하고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공항 개발 사업을 낙찰받았다. 2040년까지 화물기 개조·정비로 누적 수출액 1조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30년까지 해외 공항 10곳 이상을 운영한다는 것도 목표다."

-한국의 반도체, 자동차처럼 공사의 공항 건설, 운영 노하우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해외 공항 사업을 늘리면 밖에서 돈을 더 벌 수 있고, 대체 수익원으로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해외 공항 개발, 확장 사업 때 우리랑 파트너십 체결 의사를 타진받고 있다. 그간 축적한 공항 건설, 운영 노하우로 글로벌 시장에 나가면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고, 국익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경쟁할 곳이 없어 밖으로 나가야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다. 지난 15년 동안 열심히 했지만, 해외 공항 건설, 운영으로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2조8,000억 원)의 1% 수준이다. 해외 공항들은 이 비중이 20%에 이르는데, 이를 20%로만 끌어올려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 공항들이 20%씩 하는 것을 1%밖에 못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공기업의 한계다. 500억 원 이상의 해외 사업을 하기 위해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한다. 1년 반 걸리는 이 절차를 밟다 보면 사업이 다 끝난다. 이 때문에 시도 자체를 못 한다. 소규모 사업에만 참여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인도 뭄바이공항 개발 사업 등을 예타 문제로 포기해야 했다. 세계 공항들은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고, 신규 공항도 생기고 있다. 예타 완화 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많아진다. 인센티브 등이 공무원 기준에 맞춰져 있어 우수한 인력을 파견하기도 어렵다. 세계적 수준의 우리 공기업이 해외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 때가 됐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직고용 문제는 어떻게 풀고 있나.

“모든 것은 인천공항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 20년 동안 아웃 소싱을 통해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업무의 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보긴 힘들다. 사람이 계속 바뀌다 보니 노하우 축적이 안 됐다. 정규직 전환, 직고용 작업이 고용 안정 측면에서 추진된 것이긴 하지만, 그 이면엔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이 틀에서 일방적으로 직고용하거나 직고용과 자회사로 이원화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회사 소속으로 남겨 두는 방안 등을 포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겠다."

-앞으로 주력할 점은.

“내가 있는 동안 크게 흑자가 나긴 힘들다. 그렇지만, 10년 뒤 지금을 되돌아보면서 ‘당시 그렇게 했기 때문에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 지금 인천공항이 있을 수 있었던 것은 20여 년 전 잘 짜인 마스터플랜 덕분이다. 앞으로 20년도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비전과 방향 설정에 집중하겠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영종도 청사 5층 영접실에서 취임 6개월을 맞는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영종도=서재훈 기자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달 28일 영종도 청사 5층 영접실에서 취임 6개월을 맞는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영종도=서재훈 기자



정민승 기자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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