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 작년 1월 이후 최고
영끌, 빚투족 이자 상환 부담 커질 듯
지난달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의 힘으로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가계대출 금리는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코로나19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당장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부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의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29일 발표한 2021년 6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달 은행들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92%로 한 달 전(2.89%)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8월 연 2.5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더니, 결국 지난해 1월(2.95%)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이로써 가계대출(신용대출 포함) 금리는 사실상 코로나19 확산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 6월 은행들이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5월 연 3.69%에 비해 0.06%포인트 오른 연 3.75%를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1월(3.83%)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4월 3.5%를 기록한 뒤 8월 연 2.86%까지 떨어졌다가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8월 2.39%까지 떨어졌던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지난달 2.74%를 기록하면서 2019년 6월(2.74%)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금리 오름세는 은행들이 가계대출을 산정할 때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금리 등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대출금리 오름세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축소한 것도 대출금리에 반영됐다.
한은은 "은행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의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상황"이라며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가파른 상황에서 우대금리 축소 등 은행들의 속도조절 노력이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시장금리 상승 압력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대출을 일으켜 온 영끌족 등의 금리 부담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다. 은행 관계자는 "하반기 한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상환 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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