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만 급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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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만 급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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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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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36.5℃는 한국일보 중견 기자들이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사람의 온기로 써 내려가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함께 일상화된 비대면 생활 속에 사이버 위험 수위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지만 보안 의식은 여전히 기대 이하로 평가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눈만 뜨면 백신 얘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더불어 백신 확보량이나 접종자 수는 전 국민의 최대 관심사다. 최근 4차 대유행으로 일상 생활이 사실상 마비된 탓이다.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연일 네 자릿수 행진이다. 역대 가장 강력한 조치인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방역 방심이 빚어낸 부메랑에 속수무책인 꼴이다. 그동안 불거진 코로나19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 또한 여전하다.

국내 사이버 보안 영역도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을 불러온 유사한 형태의 시나리오에 이미 감염됐다. 만연된 불감증에, 위기 관리 조직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사이버 보안 수위는 경계 수준을 넘었지만 긴장감은 최저치다.

정황은 통계에서 확인된다.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가 전국 9,000여 개 기업(종사자 수 1인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0년 정보보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예산 중 정보보호와 관련해 책정된 비용이 없다고 답한 기업은 38.2%에 달했다. 정보보호 전담 조직 운영 기업이 3.6%에 불과하단 사실은 충격적이다.

개개인도 정보 보안에 대해선 인색했다. 인터넷 이용자 4,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용자의 92.3%는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비용 부담 계획에 대해선 68.8%가 없다고 답했다. 기업과 개인 모두 사이버 보안에 대한 현실적인 인식은 낙제점인 셈이다. 아직도 “당장, 들어간 비용에 비해 눈에 보이는 수익이 없지 않느냐”는 안이한 인식이 팽배한 까닭이다. 비대면 생활의 일상화로 사이버 위협이 급증한 코로나19 상황에선 더 위태롭다. 랜섬웨어나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와 피싱 등을 포함한 해킹은 갈수록 진화 중이다.

실제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라 터진 사이버 테러 또한 예사롭지 않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이 북한으로 추정된 미확인 세력에게 해킹됐다. 미국에선 세계 1위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인 솔라윈즈와 자국 내 최대 송유관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세계적 육류 가공 회사인 JBS 등도 해킹당했다. 이에 따른 손실 규모는 가늠조차 어렵다.

분야에 따라 흩어진 사이버 보안 기관과 역할 또한 문제다. 현재 공공부문은 국가정보원, 민간구역은 한국인터넷진흥원, 국방영역은 사이버작전사령부 등으로 보안 주체가 분산돼 있다. 현재 상태에선 예기치 못한 사이버 사고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가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과 관련된 하나의 통합된 조직이 필요하단 판단에서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가속화로 사이버 공격 위협은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선 사이버 범죄의 안전지대는 없다. 이젠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란 고질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이버 보안에 새겨진 ‘심리적 거리두기’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할 때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극단적인 의식 전환과 함께 사이버 보안 불감증을 스스로 치료할 ‘셀프 백신’이 절실하다. 사이버 테러야말로 코로나19보다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어서다.

허재경 산업1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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