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주 공산농협 상임이사
재난지원금, 저리 이자 대출 미끼로 보이스피싱 시도
낌새 느끼고 지역 주민 3400만원 상당 피해 막아
수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막은 이창주(가운데) 공산농협 상임이사가 류영만 대구 동부경찰서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있다. 공산농협 제공
대구의 한 50대 남성이 재난지원금 수령과 저리 이자 대출을 미끼로 수 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을 뻔 했지만 농협 직원의 발빠른 판단으로 돈을 지켜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대구 공산농협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2시18분쯤 동구에 사는 A(50)씨가 다급한 얼굴로 공산농협 창구를 방문했다. 상기된 얼굴의 A씨는 창구 직원에게 "중고차 구매를 위해 현금 3,400만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창구 직원은 "현금 거래는 이력을 남기기 어렵고 보이스피싱 등 피해 사례가 많아 수표거래나 계좌이체를 하라"고 재차 권유했다. 하지만 A씨는 현금 인출을 고집했다.
이를 뒤에서 지켜보던 이창주(54) 공산농협 상임이사는 수상한 낌새를 느꼈다. 이 이사는 A씨를 사무실로 불러 차를 대접하며, 차분히 상황을 파악했다. A씨는 중고차 구매를 한다고 했다가 아파트 구입 대금이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결국 이 이사는 A씨가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넘어간 사실을 알아차렸다. 일당은 A씨에게 "재난지원금 수령 대상이지만, 대출 금액이 있으면 받을 수 없다"며 A씨가 인출한 현금을 가로채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자신의 휴대폰으로 금융감독원 번호로 전화했지만 휴대폰이 이미 해킹이 된 터라 사전 설정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자동으로 연결되면서 금감원 직원으로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이사는 경찰에 사건을 인계했고, 끈질긴 설득 끝에 A씨가 인출한 현금을 배우자의 계좌로 다시 입금했다. 비록 범인은 검거하지 못했지만 A씨의 돈을 지켜낸 것으로 만족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는 27일 피해를 막은 이 이사와 직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창주 이사는 "고객의 소중한 자금을 보호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소와 달리 금융거래를 할 경우 보이스피싱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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