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록 브랜드 5년 이상 생존율 51.5%
서민 창업 많은 외식업은 49.1%에 불과
2018년 서울에 가맹사업 등록을 하고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정상용(48)씨는 전국에 가맹점 8곳을 두고 있다. 가맹점 수가 빠르진 않지만 꾸준히 늘고 점포마다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정씨는 자신과 비슷한 시기 피자 브랜드를 론칭한 이들의 상황을 돌아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는 "피자 프랜차이즈가 많이 생기지만 5년만 되면 절반은 사라지는 게 현실"이라며 "코로나19로 갈수록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게 될까 봐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절반이 5년 안에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민층 창업이 많은 외식업 브랜드의 5년 생존율은 50%에도 못 미쳤다.
28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0년 서울지역 프랜차이즈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서 가맹사업 등록을 한 가맹본부는 1,996개, 브랜드는 2,654개다. 국내 가맹본부(5,602개)의 35.6%, 브랜드(7,094개)의 37.4%는 서울이 원적인 셈이다. 서울 지역 브랜드가 전국에서 운영하는 가맹점은 16만3,145개(2019년 말 기준)로, 전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63%를 차지한다.
하지만 서울에 적을 둔 브랜드 중 5년 이상 살아남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다. 가맹사업 개시 1년 후 92.9%인 브랜드 생존율은 2년 후 75.3%, 3년 후 63.8%, 4년 후 53.9%를 거쳐 5년 후엔 51.5%로 떨어졌다. 외식 브랜드의 경우 5년 이상 생존율이 49.1%로, 도소매(42.3%)보다는 높지만 서비스(62.3%)엔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말 가맹점 10개 미만 브랜드 비율은 전년(58.5%)보다 2%포인트가량 높은 60.4%를 기록, '영세 브랜드'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시는 경기 불황을 이유로 꼽았다.
서울 등록 브랜드의 59.2%(1,572개)는 직영점 없이 가맹점만 두고 있었다. 직영점 운영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 비해 3년 이상 생존율이 20%포인트 이상 높은 점을 감안하면 우려스러운 일이다. 특히 지난해 신규 등록 브랜드 중 직영점이 없는 비율은 79.8%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직영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가맹점도 시행 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가맹점 창업에 든 비용은 평균 1억2,705만 원으로, 2019년(1억3,242만 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시는 "2년 전부터 가맹본부가 예비창업자에게 차액가맹금 부과 여부를 알리도록 의무화한 효과"라고 분석했다. 차액가맹금은 가맹점에 원재료 등 필수 구입품을 지정하고 웃돈을 받는 것으로, 규제 이후 차액가맹금을 받은 브랜드 비율은 2019년 30.5%에서 지난해 7.2%로 크게 줄었다.
서울 소재 가맹본부 중 가장 많은 브랜드를 운영하는 곳은 훌랄라(24개)와 더본코리아(22개)였다. 자치구별 가맹본부는 강남구(413개), 서초구(182개), 송파구(181개), 마포구(154개) 순으로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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