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해이함 없었나?"...코로나 시국 2년째, 연예계에 던지는 질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해이함 없었나?"...코로나 시국 2년째, 연예계에 던지는 질문

입력
2021.07.28 17:22
0 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 재확산으로 대유행 중인 가운데, 연예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 재확산으로 대유행 중인 가운데, 연예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이 어느덧 2년째에 접어들었다. 종식에 대한 바람이 무색하게도 재확산을 맞이한 코로나19 사태는 연일 수많은 확진자들을 낳으며 전국적 대유행기를 거치고 있다. 연예계 역시 유례없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연예인부터 스태프까지 광범위한 확진자 발생을 시작으로 이에 따른 방송 촬영 일정 연기 등 이로 인한 파장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시작된 이후 운동선수 출신 김요한 박태환 모태범 이형택 윤동식을 비롯해 '미스터트롯' TOP6 김희재와 영탁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서인영·한혜진·EXID 출신 배우 하니·윤정희·트레저 도영·소정환·지창욱 등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연예인들이 대거 확진 판정을 받으며 이들이 출연 중인 작품 촬영 일정 등은 연기 등의 변동을 피하지 못했다. 또한 서인영 등의 경우 당초 예정돼 있던 방송 출연 스케줄을 취소해야 했다.

현재 연예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연예인들의 확진 소식이 전해지며 자연스럽게 동료 연예인, 스태프들에게도 빨간불이 켜졌다. 확진자들과 함께 작품 또는 예능 출연 중이던 연예인과 스태프들은 일제히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으며, 동선이 겹친 경우 2주간의 자가격리를 실시해야 했다. 동선이 겹치지 않은 경우에도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검사를 실시하고 활동을 일시 중단한 뒤 최종 음성 판정을 받은 뒤에야 활동을 재개하는 연예인들이 속출했다. 사상 유례없는 혼란이 일어난 것이다.

광범위한 연예계 연쇄 확진 사태 발생에 안일했던 방송가의 방역 실태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진 것은 당연했다. 지난 5월 이미 한 차례 연예계에 대거 확진자 발생 사태가 발생했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당시에도 보다 체계적이고 꼼꼼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대한 촉구가 이어졌지만 약 2개월이 지난 최근까지도 여전히 필수 가이드라인은 부재했던 것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방송 촬영 현장의 경우 상황의 특수성에 따라 인구 밀집도가 높으며 출연진들은 실내 스튜디오 내에서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촬영을 진행하는 만큼, 연쇄 감염의 위험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방송들이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자막을 통해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 하에 촬영을 진행했다'라고 고지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자체적으로 어떤 방역 지침을 준수했는지 구체적으로 알긴 어렵다.

2년째 장기화된 코로나19 시국 속 방송가의 경각심이 다소 해이해졌었던 것도 이번 연쇄 확진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서 방송 촬영 현장 등에서도 연쇄 확진 발생 등에 대해 다소 안일하게 생각하기 시작한 면이 없지 않다"라며 "재확산세가 불거지기 전에 철저한 방역이나 출연진들 간의 거리 두기, 비말 차단 방법 강구 등을 고민했다면 지금보다 나은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연예계가 택해 왔던 대응 방식을 돌이켜 볼 때 작금의 사태가 '예견된 재앙'이라는 비판을 쉬이 반박하기 어렵다는 데에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반면교사'라는 말처럼 현재 연예계를 덮친 코로나19 확진 사태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보다 구체적인 대응책 강구 등을 거친다면 힘든 시국 속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시국 극복'에 대한 업계 종사자들의 인식 변화가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황'으로 불리며 한국 대중가요계에서 큰 존경을 받아온 가수 나훈아는 코로나19 대유행 속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자신의 전국투어 콘서트 공연을 강행하며 회당 최대 관객 4,000명을 운집시켰다.

여전히 안일한 태도로 아쉬움을 낳는 것은 비단 나훈아의 콘서트 사태만이 아니다. 비수도권 지역들의 공연 개최 관련 지침이 강화되기 전까지 '싱어게인' 전국 콘서트 역시 일부 지역에서 강행됐으며, 지난 26일 MBC는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 및 남자 축구 중계 등에서 발생한 방송 사고에 대한 사과를 위한 기자회견을 오프라인으로 개최해 일각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기자회견은 좌석 간 거리 두기를 실시했으나, 기자들 간의 거리는 팔 하나 정도로 넓지 않았으며 비말 차단 등을 위한 칸막이 역시 없었다. 당시 기자회견을 위해 마련된 좁은 공간에 모인 기자와 관계자들은 총 스무 명 이상이었다.

TV조선의 경우 '미스터트롯' TOP6와 '뽕숭아학당' 출연 연예인들의 잇따른 확진 판정 이후 '방송 프로그램 주요 출연자 및 제작 스태프에 대한 코로나19 예방백신 우선접종 요청'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가 큰 비판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방송 파행을 방지하기 위해 방송 종사자들의 백신 우선 접종을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몇 달째 백신 접종 순서를 기다려오던 대중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결국 TV조선은 사과 및 해명문을 내고 사태 수습에 나서야 했다. 현시점에서 추가적인 연쇄 감염 사태를 막기 위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탓에 여론의 뭇매만 맞은 셈이 됐다.

정작 가장 먼저 개선됐어야 할 방송가 촬영 환경 등의 문제는 지난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송통신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보고한 '방송업계 방역 관리 강화 방안'에 따라 뒤늦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주요 방송 제작 시설을 점검하고 방역 물품 등을 지원한 계획이며, 방통위와 문체부는 합동 점검단을 구성해 촬영 현장에서 '방송 제작 단계별 방역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제작 현장에서 출연자는 촬영 전 자가검사 키트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다수가 방송하는 프로그램 출연자는 주기적으로 PCR검사를 받도록 권고했다.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사업자는 위반 수위에 따라 정부가 지원하는 제작 지원 사업에서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막을 수도 있었을 확진자 대거 발생에 대한 안타까움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지금은 발 빠르게 미래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때다. 앞으로 같은 후회와 반성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연예계 종사자 모두의 어깨가 무겁다.

홍혜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