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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외면받는 로맨스 장르…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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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외면받는 로맨스 장르…이유는?

입력
2021.08.0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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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장르 하락세 원인은 주 시청층의 변화
장르물 포진 속 로맨스만의 차별화 없다는 지적

로맨스 장르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월간집', tvN '너나봄' 스틸컷

로맨스 장르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월간집', tvN '너나봄' 스틸컷

로맨스의 시대는 간 걸까. 더 이상 사랑 이야기에 환호하지 않는 대중들이다. 로코퀸도 속수무책이다.

매주 발표되는 한주간 드라마 화제성 순위에서 로코(로맨틱코미디) 드라마의 하락세가 눈길을 끈다.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이하 '너나봄')의 하락 여파가 유독 짙다. 로코퀸 서현진과 김동욱의 만남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뺏진 못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5일 '너나봄' 1회 시청률은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 가구 기준 3.39%다. 최근 방송분인 지난 27일 기록은 1.98%로 급기야 1%대까지 떨어진 모양새다. 올림픽 중계로 결방 드라마가 발생해 화제성 순위는 소폭 상승했으나 첫 방송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배우진의 호연에도 지루하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주를 이룬다.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 역시 지진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저조한 시청률이다. '월간집'은 1회 이후 줄곧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월간 집' 연출을 맡은 이창민 PD는 최근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시청률이 부진했던 가운데 '월간 집'만의 차별점에 대해 "웃음과 따뜻함이 있는 드라마"라 자신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비슷한 결의 로맨스를 다룬 JTBC 토요드라마 '알고있지만'도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징스타인 송강 한소희 만남으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흡입력 부족 등으로 줄곧 1%대에서 머무르고 있다. '알고있지만'은 첫 회 시청률 2.2% 후 4회를 제외한 모든 회차에서 하락한 수치를 기록 중이다. '알고있지만'의 자체최저 시청률은 1.173%다.

로맨스 장르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알고있지만' 스틸컷

로맨스 장르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알고있지만' 스틸컷


로맨스 장르 하락세 원인은 주 시청층의 변화

로맨스 장르의 시청률 하락세 원인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방송가에 장르물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로맨스물 하락세 요인은 장르물 만큼의 자극성이나 전개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주 요인이다. 특히 로코 주 시청층은 1020세대다. 이들은 이미 유튜브 같은 웹 콘텐츠를 주로 사용하며 더 이상 TV 시청을 하지 않는 세대다. 지금의 시청자들은 느린 전개 혹은 시대에 맞지 않는 소재가 나온다면 기다려 주지 않고 바로 다음 콘텐츠로 넘어간다. 미디어 변화가 빠르다 보니까 하나를 놓치게 되면 고정 시청층을 잃어버린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1020세대를 사로잡으려면 스피디한 전개가 필요하다는 요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로코물의 대다수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장르물은 흥행률이 높지만 로코는 그렇지 못하다. 원작의 정서를 오롯이 담기 힘들다. 로코물에서는 현실적인 로맨스가 적절히 스며들어야 하는데 웹툰의 만화적 허용이 실사화되면서 이른바 '오글거림'으로 느껴지는 양상이다. 연출로 버무리면 되는데 연출 역시 이런 괴리감을 덮어주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풍토 역시 로맨스 장르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졌다. 비연애, 비혼, 비출산이 큰 화두로 떠오른 이 시점에서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는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는 논지다. 이처럼 로코물은 어느 순간 구시대적 유물이 돼 가는 모양새다. 로코물이 부흥하려면 시대 흐름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로코가 그동안 사랑받았던 이유는 대중이 원하는 키워드를 스토리에 적절하게 섞어 넣으면서 보는 이들의 대리만족을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지난 몇년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로맨스물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남녀간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어우르면서 작품의 고유 색채를 집어넣었다. 적절하게 배분된 장르적 요소는 국내 대중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이다. 또 전형적인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현대 여성상도 앞서의 인기 드라마들에 적극 반영됐다는 골자다.

이처럼 대중의 선택을 받기 위해 시대 흐름 파악은 필수 요소가 됐다. 과거 신데렐라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가 사랑을 받았다가 저물었다면 이제는 또 다른 형태의 사랑 이야기가 필요한 시대다. 더 완성도 높은 로맨스 장르물이 기다려지는 까닭이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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