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스크 착용 해제 권고 두 달 만에 입장 선회
"새 데이터 확보" 감염력 강한 델타 변이 확산 이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다시 강화했다. 기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보다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 확산으로 미국 내에서 신규 확진자가 폭증한 데 따른 대응 조치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27일(현지시간) 전화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선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도 실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초·중·고교에서는 가을 학기부터 학생은 물론 교사와 교직원 등 모든 사람이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고도 덧붙였다.
CDC의 마스크 지침 강화는 델타 변이 확산 탓이다. 월렌스키 국장은 “델타 변이의 전파를 예방하고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위험 지역에서의 실내 마스크 착용 권고를 결정한 것이라며 “델타 변이와 관련해 새로운 과학 데이터가 나와 백신 접종자에 대해서도 지침을 업데이트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에 감염된 일부 백신 접종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설명했다.
CDC는 지난 5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대중교통이나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내 환경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밝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CDC는 마스크 지침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변이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백신 접종자들에 대한 ‘돌파 감염’이 늘어나면서 2개월여 만에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 신규 확진자의 83%는 델타 변이 감염자로 집계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미국에선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48% 급증했고, 입원율도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당국의 마스크 지침 수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간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CDC의 이번 마스크 지침은 권고 사항으로, 도입 여부는 각 주와 지방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 이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등 지방정부들이 선제적으로 마스크 지침을 재도입한 바 있어, 향후 이를 받아들일 지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으로부터 새 마스크 지침을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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